오늘부터 대강절이 시작됩니다. 대강절 우리는 소망, 사랑, 기쁨,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를 기다리면서 촛불을 하나씩 밝힙니다. 이해인수녀가 ‘길이신 이여 오소서’ 기도문에서 “… 이 거칠고 스산한 황야의 어둠을 밝히시러/ 길이신 이여 오소서/ 슬픔을 딛고 일어설 희망을 주기 위해 오소서/ 죽음을 딛고 일어설 생명을 주기 위해 오소서… / 오소서/ 오소서/ 길이신 이여 오소서”라고 기도합니다. ‘12월의 촛불기도’에서는 감사, 참회, 평화의 촛불 그리고 희망의 촛불이 자신의 삶은 물론 세상에 밝혀지기를 기도하면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 겸손히 불러야만 오는 희망 꾸준히 갈고 닦아야만 선물이 되는 희망을 더 깊이 끌어안으며 촛불 속에 춤추는 저를 봅니다”
교회가 가장 바쁜 계절이 대강절부터 시작해서 부활절까지 입니다. 어제도 목회스텝회의를 하면서 제가 농담으로 “예수님은 왜 매년 다시 태어나시고 매년 또 다시 죽으셔서 목사들을 이리 바쁘게 만드시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바쁘다 보면 정말 필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프로그램으로 정신없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 먼저하자고 했습니다. 예수 사랑나누는 것입니다. 2년전에는 무숙자들이 겨울을 덜 춥게 지내도록 ‘Winter Survival Kit Drive’(겨울나기 사랑나눔)을 해서 나누었고 작년에는 북한어린이돕기 모금을 통해 중국에서 겨울옷과 담요 그리고 쌀을 구입해서 북한땅으로 들여보냈습니다. 올해는 뉴욕에 사는 미혼모 가정 어린이, 감옥에 아버지가 들어가 있는 어린이, 위탁보호(Foster Care) 어린이등을 위한 모금을 하기로 했습니다. 미혼모 가정 돕기는 우리교회 고등학생이 제안했고 감옥에 있는 부모 자녀돕기는 브루클린에 있는 히스패닉 교회가 동참을 요청했습니다. 위탁보호 어린이 돕기는 부모가 살아있는데도 남의 집을 전전하며 살아야 하는 어린이들이 집을 옮길 때 대부분 그냥 쓰레기봉지에 자기 소유물을 담고 다니는 것이 안타까워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좋은 배낭에 꼭 필요한 생필품을 담아 선물로 주는 프로젝트입니다. 어린아이들이 남의 집을 계속 옮겨다니며 살아야 하는 그 마음, 무엇보다 자기 소유물을 쓰레기 봉지에 담아 다니는 모습이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오늘날 전도의 문이 막히는 이유는 예수믿는다는 사람들이 사랑 나눔에 인색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나눔의 마음이 따듯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성탄절이 와도 선물을 받을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어린이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을 것입니다. 성탄절에 선물 하나 받을 수 없어 마음에 상처받는 아이들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올해 우리교인 가정들에서 가정별로 아니면 속회별로라도 선물 받기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선물 나눔의 아름다운 일이 많이 일어나기를 빕니다.
추수감사주일이 끝나고 성탄절 지나 연말까지 미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병이 외로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인생 아픔과 외로움의 때는 예수 사랑 나누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우리가 예수님 마음으로 누군가 손을 잡아줄 때 그에게 그 손은 삶의 소망과 살아갈 이유가 될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손에는 예수님의 사랑이 담겨져있기 때문입니다.
아기 예수가 세상 경쟁에서 밀리고 소외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갈릴리 땅 마굿간에 태어나셨다는 의미를 우리는 겸허하게 새겨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 생각하면 부족함의 불평보다 넉넉함의 감사로 더 많이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대강절 더 많이 어린이들에게 소망을 주는 예수님 사랑 나누기를 열심히 할 수 있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