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 교회에 태양광 패널을 달고 천장에 전구를 다는 작업을 서너 시간 걸려서 마쳤습니다. 허허벌판 먼지바람은 세차고 햇빛은 강한데 동네 아이들이 교회에 몰려와서 이 신기한 작업을 구경하느라 행복해 합니다. 예배당은 흙에 마른풀을 섞은 벽돌로 만들었는데 벌판에 우뚝 세워져 있습니다. 천장에 모두 9개 전구가 올라가고 예배당 앞에 하나를 달았는데 마지막 불을 켜는 시간 모두 예배당 안에 들어와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빛이다!” 환성과 더불어 어린아이들과 어른들이 하나가 되어 춤을 추고 찬양을 합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인구가 1억 2천만이 되는 큰 나라인데 경제 수준은 북한보다 못합니다. 천연자원이 빈약해서 수출은 커피가 유일한 나라인데 행복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합니다. 학교 교사 월급이 $100 정도입니다. 의사와 변호사가 좀 많이 번다고 해도 월급이 $2-300이라 고 합니다. 제대로 된 직장이 있어야 하루 $3 버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통역을 담당한 한국 커피 회사 여직원이 한국말을 잘해서 물으니 한국 연속극을 보면서 배웠다 합니다. 독실한 에티오피아 정교회 교인인데 자기 나라 국민 대다수가 살아가는 것을 보면 “기적 같아요” 하면서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종교심이 강해서 하나님 의지하면서 이겨낸다고 합니다. 1억 2천만 인구 가운데 개신교가 23%, 에티오피아 정교회 44% 그리고 이슬람교가 31% 되는 나라입니다. 개신교 인구만 3천만 명에 달합니다. 에티오피아는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가 만든 나라라는 것과 한 번도 다른 강국의 속국이 되어 본 역사가 없기에 민족 자존심이 강합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두 번이나 딴 맨발의 마라톤 황제 아베베를 기억합니다. 6.25전쟁 때 참전하여 300여 명이 전사한 나라이기에 셀라세 황제가 방한했을 때도 생각납니다. 이 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깊은 종교심의 어두운 뒷면인 종교 간 분쟁이기에 정부의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종교 간의 분쟁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 합니다. 좋은 면은 종교심이 강해서 기본적으로 범죄율이 약하고 가난해도 인생에 대한 행복도가 보다 놓다고 합니다.
공항에서 입국할 때 어디에 머물 것인지 묻기에 ‘Korea Hospital’이라고 했더니 더 이상 질문 없이 통과시킵니다. 한국 명성교회가 큰 병원을 세워서 이 나라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고 합니다. 우리 일행은 그 병원 기숙사에서 머물며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만들어 주는 된장국을 포함한 한국식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뉴욕 출신 선교사님이 축구학교를 운영하는데 이 나라 고위층 자제들이 많이 와서 공을 차는 것을 보면서 축구와 태권도 선교의 영향력에 새삼 놀랐습니다.
가난하지만 깊은 신앙심으로 모든 것을 하나님께 감사할 줄 아는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서 깨달음이 많았습니다. 여러분의 헌금으로 태양광판을 설치한 후 예배당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춤과 찬양으로 축제를 벌이던 순간이 깊은 은혜로 남았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세상 가장 풍요한 나라 미국과 정반대라 할 수 있는 가장 가난한 나라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