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강절 첫 주일로 교회력의 첫날입니다. 교회력은 대강절로 시작해서 감사주일로 끝난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메시아 아기 예수 오심을 기다리면서 소망 사랑 평화 기쁨의 촛불이 대강절 하나씩 켜집니다. 이해인 수녀의 대강절 기도입니다. “….길이신 이여 오소서/ 슬픔을 딛고 일어설 희망을 주기 위해 오소서/ 죽음을 딛고 일어설 생명을 주기 위해 오소서/ 당신의 뜻 대신 내 뜻으로 가득 찬/ 당신의 고통 대신 나의 안일함으로 가득 찬/ 당신의 겸손 대신 나의 교만으로 가득 찬/ 마음의 땅을 갈고 닦게 하소서/ ….좀더 부지런하지 못해 쭉정이처럼 살아 온 날들을 용서하시고/ 믿음이 깊지 못해 좋은 열매 맺지 못한 날들을 용서하소서/… 우리의 걸음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가 더욱 당신을 바라보게 하소서/…고뇌의 잡풀 무성한 이 조그만 약속의 땅에/ 세례의 불을 놓으러 오소서/ 많이 참아서 많이 기뻐하고/ 오랜 투쟁 끝에 오랜 승리를 누리는/ 당신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오소서/ 오소서/ 길이신 이여 오소서/ 아멘.

대강절은 기도와 기다림 그리고 기대함의 계절입니다. 감사절 이후부터 연말 연시에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는 질병은 ‘외로움’입니다. 예수님이 함께하셔야 합니다. 그분을 기다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소망인지 그리스도로 오시는 예수님 구원의 기쁨을 나누는 계절이 되기를 빕니다. 외로운 사람 예수님 만나 행복하고, 아픈 사람들은 예수님 만나 치유되고, 포기되고 죽어가던 모든 것들이 소망과 생명으로 다시 일어나는 계절되기를 빕니다.

아기 예수는 어둡고 아픈 팔레스타인 땅의 사람들에게 빛으로 오셨습니다. 로마의 식민지로 유대 성전은 계속 더럽힘을 당하고 종교지도자들은 부패하고 짓눌림이 가득 찬 역사의 때에 하나님 나라 새 역사 시작의 선포가 말구유에 태어나신 아기 예수입니다. 오늘 교회력 복음서 본문 내용이 종말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종말은 로마제국 식민지의 현실, 헤롯 반민족 괴뢰정권의 횡포, 타락한 사두개파와 잔인해진 바리새인들이 마음대로 하던 세상은 끝나고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 지극히 작은 자들이 주인되는 하나님 나라 새 역사의 도래가 시작된다는 선포입니다.

종말은 새 소망의 역사 시작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는 기쁜 소식이고 예수를 죽이려고 야합한 세상의 악한 권력들에게는 멸망의 시작입니다. 실제로 예수님 말씀 모든 내용이 그것이고 특별히 희년목회 선포, 산상보훈, 주기도문, 천국 비유말씀 등에서 하나님 나라 현실이 어떤 것인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력의 시작인 대강절은 어떤 어두움과 아픔, 좌절, 죄지음의 현실이 있어도 하나님 사랑과 은혜 믿고 예수 다시 오시는 재림을 목말라하는 계절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현실은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여러가지 회의들이 많고 행사도 많아 분주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 없이 교회가 존재 목적을 감당해 낼 수는 없습니다. 이런 모든 수고와 헌신이 있기에 교회가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교회가 많은 큰 일들을 이루어내면서도 마음과 생각들이 흩어지지 않고 헛되고 부질없는 일로 바쁘지 않고 꾸준하게 교회의 본질과 본분을 지키려고 애를 쓰며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감사하기만 합니다. 가정도 교회도 아픔과 어려움 속에 하나님 은혜가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종말을 말씀하시면서 “깨어있으라”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못나고 못된 일을 한다고 해도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그것을 보는 눈과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아이들도 일어나 걷기 위해 수천번을 넘어지고 일어나야 합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룬다고 사도 바울이 말한 것은 초대교회에 닥친 환난을 생각한 것입니다. 그 과정을 거치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교회와 성도들의 마음에 부은바 된다는 것입니다. (로마 5:3-5) 우리네 삶에 거저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주어지는 그 어떤 것도 하나님 뜻하심이 있고 그 안에는 교회를 더 강건케 하시려는 예비하심이 있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합니다.

며칠 전 어느 목사님이 “동양이나 서양이나 2025년도에 대한 이야기가 요즘 많네요. 어떤 새로운 역사의 도래를 예측하는 말들이예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후러싱제일교회 한어회중 창립 50주년이 2025년인데요”하고 웃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세계역사의 흐름에서는 글로벌리즘이 무너지고 자국이기주의 시대가 시작된 것과 관련되기도 하고 교계를 보아도 ‘인간의 성문제’로 인한 갈등이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에 어떻게라도 정리가 될 때가 그 때라고 봅니다. 이민교회 역사를 보아도 많은 한인교회들이 1970년대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 역시 무너질 것 무너지고, 다시 새롭게 새워져야 하는 시대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은 세상이고 우리 자신에게 있어서도 예수님 영접을 위해 내 삶에 내려놓고 비우고 버려야 할 것들 과감히 버리고 주님 모실 공간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 마음을 아프게 하던 것들은 없애고 주의 기쁨과 영광을 위한 것들로 채워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네 가정도 교회에도 예수님 때문에 일어날 신비롭고 놀라운 거룩한 변화의 새 역사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