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뉴욕에서 모였던 ‘희년교회 희년목회’ 컨퍼런스를 올해는 미국 중남부 뉴올리언즈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중남부와 동남부 지역에서 목회하는 소형교회 목회자들이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교회가 뉴올리언즈연합감리교회입니다. 목회자가 없어서 지난 5년간 후러싱제일교회 예배 방송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그 교회 권사님이 뉴욕에 오셔서 목사를 꼭 보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가 아는 목사들 연락했는데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교인이 6명밖에 되지 않고 지역 전체 한인 인구가 2-3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교회가 숫자적으로 부흥한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몽고메리에서 예배당도 좋고 교인들도 100명 정도 되는 안정된 교회에서 목회를 하던 김성은 목사가 작년에 사임을 하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한다고 뉴욕에 왔었습니다. 부르더호프 공동체에 들어갈 생각도 하고 뭔가 자신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새로운 목회를 하고 싶어했습니다. 저는 좋은 교회 사임한 것 잘못했다고 책망을 했습니다. 지금 나이가 얼마인데 그런 이상적인 목회를 아직도 꿈꾸냐고 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지난 어느 날 뉴올리언즈 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인이 그래도 많은 몽고메리에서 나름대로 큰 교회 목회를 하던 사람이 한인이 별로 없는 동네, 교인이 별로 없는 교회에서 목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몇 주 하다가 그만두리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몇 달 지나서 취임식 설교와 부흥회 인도를 부탁합니다. 거절하고 싶었습니다. 교인 6명 놓고 부흥회 인도한다는 것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6명 교인이 지난 5년 목사 없이 교회를 지켜 온 생각하니 그러면 안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100명 교회를 그만두고 6명 교회 담임으로 취임하겠다는 김성은 목사의 부탁도 거절하면 천하에 나쁜 선배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간다고 말은 해놓고 내심 걱정하고 있는데 엊그제 전화를 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6명 놓고 부흥회 한다는 것 힘들겠다” 했더니 큰 소리로 “20명 되었습니다!”합니다. 그 목소리에 자랑스러움이 가득했습니다. 교인이 3배로 부흥한 것입니다. 교인들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행복해할지 생각하니 하나님 은혜가 몰려왔습니다.
요즘 주일 출석 20명 미만인 교회가 많습니다. 특별히 한인 인구가 많지 않은 중소도시에서 100명 넘는 교회 이루는 것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김성은 목사에게 교인이 많지 않아도 목사들이 거룩한 소명과 자존감을 회복해서 행복하게 목회하도록 돕는 모임을 준비하면 어떻게냐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모임 계획인데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목사들이 참여하겠다고 합니다.
정말 고마운 것은 세미나에 참석하는 목사들이 집회 순서도 맡고 찬양도 준비한다고 합니다. 젊은 목회자들의 이런 동지애를 보면서 제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베테랑’이란 영화에서 형사 부인이 뇌물로 누가 가져온 돈 가방을 던지면서 남편에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소리 지르는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교인 숫자로 교회와 목사를 평가하는 세상에 이번 ‘희년교회’ 세미나가 주님의 몸 된 교회의 거룩한 자존감과 목회자들의 가오가 세워지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솔직히 뉴올리언즈 교회 목사를 찾는 책임감이 무거웠었습니다. 제가 책임감을 가진 것은 목사 없는 가운데 후러싱제일교회 방송으로 예배 드렸다는 것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부흥회와 취임예배를 준비하면서 기쁨이 넘친다고 합니다. 교회를 포기하지 않고 잘 지켜온 교인들도 감사하고 그 교회에서 목회하겠다고 결단한 김성은 목사도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먼 길을 마다하고 동료 목사 목회를 축하하기 위해 온다는 친구들이 너무도 고맙기만 합니다. 각박하고 척박한 목회 현실인데 동지적 애정을 가진 목사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소망을 가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