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상을 떠난 부산 거지대장 김홍술 목사님을 20년전 쯤 처음 만났을 때 녹두장군 전봉준처럼 윗머리를 묶고 온 얼굴에 털이 가득한 분이 눈을 부릅뜨고 인상을 풀지 않기에 참 거시기하다 생각했었습니다. 길거리를 가면 여기저기에서 ‘거지’들이 나타나 인사를 하는데, 말 그대로 대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바짝 긴장한 얼굴로 인상을 쓰더니 제게 묻습니다. “점심 뭐하시겠어요?” 동네 간판을 보니 감자탕이 붙어있기에 감자탕 하자고 했습니다. 감자탕을 앞에 놓고 기도를 하고 눈을 뜨니 김목사님 얼굴이 완전히 딴판이 되었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천사의 얼굴이 되었기에 왜 웃느냐 했더니 “목사님, 감사합니다. 나는 미국에서 큰 교회 목회한다고 하고 지관해 목사가 목사님 잘 모셔야 한다고 해서 무슨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했는데, 감자탕 드신다니 제 걱정 근심이 사라졌습니다. 목사님도 저와 같은 밥을 먹네요.”합니다. 부산 역전을 중심으로 노숙자 목회를 통해 ‘거지대장’으로 알려진 ‘대장님’이 내 점심 메뉴 때문에 천하 긴장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자기와 같은 밥을 먹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뻐하는 외모는 우락부락하지만 마음은 지극히 작은 자와 고통 당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품어내기에 열심인 그가 참으로 멋있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30여년 전 박이섭 목사님이 한국 기감 선교국장으로 들어가실 때 찾아 뵙고 한 말씀 부탁을 드렸더니 “후배들 밥 잘사. 내가 아는 충청도 어느 감독은 설렁탕 열심히 사서 감독됐어. 나는 김정호가 후배들 밥 잘 사는 목사되기 바란다.”하셨습니다. 제가 한국에 가면 옛날 미국에서 함께 목회하던 목사들 모일 때 박목사님을 꼭 모십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서울에서 뵈었을 때 건강이 안좋으셔서 위험한 지경에 있으셨는데, 저녁모임에 오셨기에 모두 놀랬었습니다. 박목사님 말씀이 “내가 기도했다. 김정호가 멀리 미국에서 와 가지고 나하고 밥 먹자 하는데 하나님 사랑하는 후배들과 밥 한번 먹게 해주세요 간절히 기도했더니 살려주셨어.”하십니다. 90세가 되시는데 정정하셔서 지금도 후배들 밥 사주시기를 행복해 하십니다.
예수님은 정말 탁월하게 먹고 마시는 것 열심히 하셨고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천국을 항상 밥 먹는 것으로 표현하셨습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누구와 어떻게 먹고 마시는지 문제가지고 난리를 쳤습니다. 누가 14:7-14 말씀에 보면 밥 먹을 때 어느 자리에 앉아야 하는지 어떤 사람들을 초대해야 하는지 그런 이야기 예수님이 하시는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면 시시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님 나라의 원칙과 천국의 비결이 담겨져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섭섭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몇년 전에 세상적으로 잘나가는 후배 목사들이 뉴욕에 왔기에 식사를 잘 대접했습니다. 밥을 먹고는 내 사무실에 가서 커피 하자고 했더니 “저희는 교회 거피 안마십니다.”합니다. 그래서 “내 방 커피 스타벅스야.”했더니 자기들은 무슨 고급 커피 마시겠다고 하면서 그냥 가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만남이 중요한 것인데 그 친구들은 좋은 커피가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교회 커피는 마시지 않는다는 말이 왠지 이민교회를 우습게 여기는 발언으로 들려 더욱 그랬는지 모릅니다.
세상 아무리 잘나고 잘 살아도 자식들은 엄마의 집밥을 가장 좋아하는 것이 정상일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주일 아침이면 어머니가 해 주신 계란찜을 좋아합니다. 미국 교회 예배당을 빌려 목회를 하니 사무실이 없어서 주일 새벽 밥상에서 설교 준비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어머니는 내 목회에 대해 말을 일체 하지 않으셨지만 주일 아침 계란 찜은 꼭 먹고 나가도록 하셨습니다. 얼마 전 한국 강원도에 계신 어머니가 아프셔서 전도사 한 분이 나갔다 오면서 어머니가 손수 농사해서 만든 것이라며 고춧가루와 고사리를 한봉지를 줍니다. 여기가 뉴욕입니다. 뉴욕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손수 만든 그 무엇과 비교할 것은 천하에 없습니다. 사람은 아무리 보잘 것 없어도 서로 나누고 함께 먹고 마시면서 사람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것 구름 탄 추상적인 종교적인 거룩한 그 무엇 아닙니다. 매일의 삶에서 누구와 밥을 먹을 때 사람 차별하지 않고 존중함이 이루어지는 그 자리가 천국이라고 예수님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죄인들과 먹고 마시면 그 자리가 천국이 되었습니다.
요즘 뉴욕 교계에 신천지가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이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 교회를 깨뜨리는 것입니다. 교회가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가장 이상적인 전제를 제시하면서 그렇게 되지 못하는 약점을 극대화 하여 불만을 조장하고 어려움의 틈새를 악용해서 교인들이 서로 의심하고 불신하게 만들어 교회 깨뜨리는 일을 전문하는 사람들입니다. 사탄이 ‘거짓말로 갈라 놓는 자의 두목’’입니다. 사탄의 하수인들이 악한 귀신들입니다. 무엇보다 연합감리교 동성애 문제로 시끄러운 것 알고 교회 갈라놓는 일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때 더욱 예배드리기에 힘쓰고 말씀 붙잡고 기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오래 전 여호와의 증인들인 것을 모르고 집 문을 열어줬더니 첫마디가 “이민생활 힘드시죠? 교회다니세요? 교회생활 힘드시죠? 교회 문제가 많죠?”하기에 “아니요. 아주 행복합니다.“ 그랬더니 더 이상 다른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당황해 하다가 갔습니다. 신천지를 포함한 이단들의 교회 망가뜨리기 작전에 넘어가지 않는 비결은 감사하고 기뻐하고 예수로 행복하는 것입니다.
함께 밥 먹는 가족이 있고 예배 드리는 믿음의 식구들이 있으면 천국입니다. 교회는 예수 생명의 말씀을 양식 삼는 천국의 밥상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