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서울에서 열린 감리교 한반도평화컨퍼런스에서 세계감리교협의회 제네바 총무인 로즈마리 밴너 감독은 독일 통일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이 ‘기적을 위한 준비’(preparations for miracles)라고 했습니다. 독일 분단에 비하면 한반도 분단은 많이 길었고 동족끼리 죽고 죽이는 역사의 아픔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가 고난과 죽음이 끝이 아니라 주님 부활하심을 믿는 우리들은 기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밴너 감독님이2016년 포트랜드에서 열렸던 연합감리교회 총회 ‘코리아의 밤’에 참석해서 “독일 통일이 가능했으면 한반도 통일도 가능합니다. 하나님이 이루시는 기적을 소망하세요”라고 격려했던 말이 생각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지난 40여 년 한반도 평화 통일을 주제로 수많은 회의를 주관하고 참여했습니다. 모임에 갈 때마다 제 아내가 놀리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회의 많이 하는데 아직 통일 안된 거야?” 태평양을 건너 가서 모이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마음속에 많은 회의가 들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말할 것도 없고 교계의 정서 역시 이런 주제를 가지고 모이는 것 자체가 무리라서 어떤 기대를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항상 이런 모임에 참석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동네 교회 목회하는 사람이 참여한다는 것이 무리가 많다는 것입니다. 연합감리교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감독이나 교단 공무원들입니다. 현장에서 목회하는 목사들은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일을 비우는 것이 큰 부담이기에 부흥회 인도하는 것 아니면 주일예배를 본 교회에서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이제껏 주일을 넘겨야 하는 성지순례도 가지 못했고 개인 휴가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이번 모임 참석이 마음에 부담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참 오래했습니다. 이제 내 세대가 물러나야 젊은 세대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내가 감당하기 원하시는 ‘기적을 준비’하는 일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연합감리교회 감독회장 자격으로 함께 참석한 비커튼 감독님이 뉴욕연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기에 연합감리교회 존재목적에 대한 ‘거룩한 자신감 회복’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제자 만들기’입니다. 이를 위해 교회가 다시 ‘기도와 말씀’으로 회복과 부흥을 이루어야 하기에 이 목적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들에 흔들리지 말고 목적과 목표를 위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했습니다.

안된다는 말이 너무나 익숙한 요즘에 되는 것에 집중하는 교회와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있어 참 좋았습니다. 가출 청소년들은 물론 지역사회 지극히 작은 자들과 함께하는 Gordon Cosby 목사님이 시작한 ‘쎄이비어 교회’를 모델 삼은 부천 선한목자교회 김명현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김목사님으로부터 지난 20년 이 목회에 집중하기 위해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영적 내공이 깊은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감동입니다. 오는 9월 후러싱제일교회에서 열리는 ‘희년 교회’ 세미나에 사모님이 강사로 오는데 유성준 목사님 말씀이 남편보다 내공이 더 깊다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20여년전 아틀란타한인교회 교인이었던 임종한 장로님을 만났습니다. 인하대 의과대학 학장을 지낸 분인데 한국 사회 바닥에서부터 기독교적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사회적가치경영연구원 이사장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엔나 커피 하우스를 전국적으로 28개나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임장로님도 오는 9월 희년컨퍼런스에 오십니다. 18살에 탈북해서 18년 동안 남한에서 산 김주찬 목사님도 만났습니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평화통일에 대한 생각이 새롭게 도전 받았습니다. 북한의 현실이 열악하기에 오히려 중국에서 신앙 훈련 받은 탈북자들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서 지하교회를 이루어 내는 간증을 들으면서 진정 기적을 이루시는 하나님 역사를 생각했습니다. 9월 희년 부흥회 강사로 옵니다.

저는 우리교회 50주년 희년 프로그램이 일회성 행사나 과거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예수님 목회 대강령인 누가복음 4:18의 ‘희년’을 이루어 내는 교회 만드는 역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어제 새벽기도 시간에 말씀 나눈 것처럼 예배당에 사람들이 채워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 마음에 성령이 임하고 사도 바울의 말처럼 성도 한사람 한사람이 ‘성전’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많이 세워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 예수 목회를 이루는 교회들이 되어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일에 쓰임 받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이루시는 이 시대 기적을 준비하는 교회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