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가 ‘I was wrong’(내가 틀렸었다.)라는 특별 칼럼을 통해 가장 저명한 고정 칼럼니스트들이 자기가 이전에 잘못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것이 요즘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제목들이 있습니다. “나는 사회주의자였는데 자본주의에 대해 잘못 생각했었다.” “그 때 그 사람이 확실한 범죄자라고 여겼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었다.” “트럼프를 찍은 사람들에 대해 내가 잘못 생각했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자기들이 잘못 생각했었던 것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이것이 뉴욕 타임즈의 격을 높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진정한 지식인들에게 필요한 정직성과 겸허한 품격인 줄 압니다.
오늘 우리도 “내가 틀렸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할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요즘 많이 후회되는 것이 너무 오랜 세월 뭘 잘 모르면서 아는 체 한 것입니다. 목사라는 직업에서 오는 직업병도 있고 이런 저런 여러 이유에서 아는 체, 있는 체, 잘난 체, 의로운 체 한 것들을 돌이켜 볼 때 많이 민망스럽습니다. 다행히도 지난 3년 코로나 사태를 통해 하나님은 인간의 무기력함과 한계를 깨닫게 하심으로 바닥에서 보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훈련을 시켜주셨습니다.
사람은 잃어버리고 무너진 후에나 깨달을 것을 깨닫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가 속한 연합감리교회가 갈등하는 동성애자 목사안수 문제를 훗날 돌이켜 볼 때 어느 쪽에서나 모두 “내가 틀렸었다”는 고백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언제인가 어느 모임에서 “한인교회에 여자목사를 파송하면 교회가 다 안된다.”는 발언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연합감리교 한인교회 여자 목사가 한인교회 담임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 교회 망가뜨린 것은 남자 목사들이었는데도 그런 말을 해도 된다고 여기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차별적 발언을 해도 된다고 여겼던 것들 “내가 틀렸었다.”는 반성이 앞으로 절실히 필요합니다.
후러싱제일교회가 2025년 한인회중 창립5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지난 날을 생각하며 오늘 우리 교회에서 “내가 틀렸었다.”는 말을 솔직하게 서로 나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돌이켜 볼 때 나만 잘했고 다른 사람들은 틀렸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을 것입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 인생 오늘 내가 먹는 열매 많은 경우 내가 뿌린 씨앗에서 나온 것입니다. 내 입에서 남에게 한 말 내게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내가 남에게 베푼 마음 씀씀이도 돌아옵니다. 왜 나는 그 때 그리 모질고 야박하고 못된 말 함부로 했는지 가슴 치며 후회하는 날들이 있을 것입니다.
내가 틀렸었습니다. 글이나 설교에서 내 편견에 입각해서 편협적이고 일방적인 내용으로 설교한 것 잘못했습니다. 사랑의 마음 없으면서 정죄한 것 틀렸었습니다. 모르면서 판단한 것 틀렸었습니다.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도 그렇고 하나님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나 자신을 잘 몰랐습니다.
후러싱제일교회 교인들에게 가장 죄송스러운 것이 처음 왔을 때 내가 교회와 교인들에 대해 단정하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운 말을 설교하면서 했었습니다. “교회가 이렇게 엉망이면 장로들이 머리 빡빡 깎고 참회하는 심정되어 무릎 꿇고 기도하지 않고…” 교인들은 교회의 어려움 때문에 상처받고 아파하고 있는데 새로 온 목사가 “나는 여러분 교회가 개판이 되었기 때문에 고치러 왔습니다.” 뭐 그런 비슷한 말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무릎 꿇고 애통하는 심령으로 기도했어도 부족한 것인데 나는 왜 그리 그때 위풍당당한 점령군처럼 그랬었는지 너무나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얼마나 교인들이 억울하고 힘들었을까요?
내가 틀렸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아비라고 그리 함부로 하는 것 아니었습니다. 담임목사라고 부목사들에게 그러는 것 아니었습니다. 내가 좀 잘나가고 교회가 크다고 목회 힘들어 하는 목사들에게 그러는 것 아니었습니다. 젊었을 때 나이드신 분들에게 그렇게 함부로 버릇없게 하는 것 아니었습니다. 나이 먹었다고 어린 사람들에게 그러는 것 아니었습니다. 남자라고 여자에게 그러는 것 아니었습니다. 진보라고 보수에게 그러는 것 아니고 보수라고 진보에게 그러는 것 아니었습니다. 내가 틀렸었습니다.
내가 틀렸었습니다.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