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는 최근 조사가 나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불만과 분노가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화를내고 상대방을 공격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를 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카톡방이나 페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을 더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당사자가 앞에 있으면 할 수 없는 말을 함부로 해서, 개인은 물론 공동체를 어렵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더욱이 한국이나 미국 정치 갈등이 집안과 교회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니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엘리야 신드롬이란 말이 있습니다. 큰 승리 이후 찾아오는 영적 탈진, 고립감, 무력감, 그리고 억울함과 분노가 복합적으로 얽힌 상태를 말합니다. 열왕기상 19장에서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들을 무찌른 후, 이세벨의 위협 앞에 로뎀나무 아래에서 자기 마음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으니 하나님에게 자기를 죽이라고 심통을 냅니다.
‘분노 사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에는 불만과 분노가 가득합니다. 현대사회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휴대폰으로 다 들여다볼 수가 있다 보니 지식과 지혜가 늘어나는 것은 좋을 수 있지만 비교를 통한 좌절감과 피로감이 쌓이게 됩니다. 무엇보다 진실된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사라짐으로 자기 혼자만의 세상에 갇히게 되는 고립에 빠집니다.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뉴스와 영상들로 인해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 세계에서 쉽게 사람을 파괴하고 죽이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1858년에 ‘Greensward Plan’이 통과되어 현재의 뉴욕 맨해튼 Central Park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싼 지역 방대한 땅에다 고층빌딩을 지어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하지 않고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공원을 세우는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있었을 때 그 프로젝트를 제안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지금 여기 이 넓은 땅에 어린아이들과 부모가 손을 잡고 걷고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고 남녀노소가 운동을 할 공간을 만들지 않으면 100년 후 이 넓은 땅에 정신병원이 가득하게 세워지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합니다. 쉼터 놀이터 운동장이 있어서 육체와 마음의 건강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여선교회 헌신예배에서 “교회 일 열심히 한다고 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심통 부리려면 교회 일 그만하고 잘 놀러 다니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했더니 시험에 든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정말 그래야 합니다. 내 마음속에도 가정에도 교회에도 쉼과 놀이, 건강을 지켜낼 공간이 필요합니다. 제가 올해 초부터 교회 근처에 있는 공원에 새벽기도가 끝나거나 아침 회의가 끝나면 가서 30분 정도 걷고 옵니다. 거기에 가면 중국 노인들이 전통 건강 체조를 하고 중년 여인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기가 참 좋습니다. 그런데 그 공원을 관리하는 중년 흑인 여자분이 있는데 언제나 열심히 그 넓은 공원을 청소하고 가꿉니다. 한 6개월 지켜보다가 제가 공원관리국에 그 여자 직원에 대한 감사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칭찬을 했습니다. “이 공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사용규칙을 잘 지키지도 않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데도 이 직원은 한번도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 본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성실하게 누구를 만나도 환하게 웃으며 환영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네 삶에도 ‘그린스워드 플랜’을 세우고 센트럴 파크를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