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을 보러 네덜란드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후러싱제일교회로 오세요!” 지난주 교회 Facebook에 올라 온 글입니다. 튤립이 활짝 교회 울타리를 뺑 돌아 얼마나 환하게 피었는지 오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이틀 지나면서 누군가 꽃을 몇 개씩 뿌리째 뽑아 가는가 했는데 한 주간 지나니 거의 다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로 경찰을 부를 수도 없고 보초를 세울 수도 없습니다. 교회 주변이 황량하고 개를 데리고 나와 일을 보고는 길 가에 버리거나 교회 마당에 던지고 가는 일이 많아서 교회 주변 환경미화를 통해 동네 환경을 바꾸어 보려는 ‘꽃 심기 새마을운동’을 했는데 참 어렵습니다.
오랜 동안 히스패닉 일일 노동자들을 위해 토요일 새벽기도가 끝나면 교인들이 도너츠와 커피를 준비해서 섬겼습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와서 먹으니 히스패닉 일일 노동자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시작한 일인데 그리 어렵지 않은 사람들이 욕심을 부리니 의도했던 목적이 이루어질 수 없어서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코로나 사태 기간 급식프로그램을 시작하여 주말이면 400여 가정에게 도움을 주다가 뉴욕시에서 예산이 배정되어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 지역사회에 열린 교회가 된 것입니다. 중국 이민자들이 다수인 동네에 한인교회 울타리가 열려 급식 지원도 하고 동네 미화 작업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실망스러운 일이 일어난다고 포기하면 안되기에 5월부터는 매달 구제와 선교를 위한 바자회를 시작합니다. 어제 첫 바자회를 위해 교인들이 많은 수고를 하셨습니다. 바자회가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누는 마당이 되기를 바랍니다. 꽃을 훔쳐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꽃을 함께 심는 기쁨을 아는 교인들이 있습니다. 지난 며칠간 음식을 만들고 물건을 정리하는 교인들의 얼굴에 보람과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나눔과 섬김의 기쁨과 행복이 더 큰 것입니다.
천사가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이 갈릴리로 먼저 가셨으니 예수님 만나려면 그곳으로 가라고 했던 것처럼 후러싱은 갈릴리와 같은 곳입니다. 저는 뉴욕에 오기 전에는 이웃사랑이, 사람들과 별 부딪히는 일 없는 써버브 중산층 목회를 오래 했습니다. 그런데 후러싱 목회 이웃사랑은 치열한 도전입니다. 꽃을 도둑질 해가고 쓰레기를 교회 마당에 버리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 교회의 이웃입니다. 교회에 와서 헌금통 부셔서 도둑질하는 사람들은 우리 교회가 도와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입니다. 교회에 큰 행사가 있을 때 부엌에 들어가 상습적으로 물건 통째로 들고 가는 사람은 주일에 함께 예배 드리는 무숙자입니다. 조금 빨리 가려고 교회 주차장을 질러 달리는 운전자들은 동네 젊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들도 주차장에 부끄러운 짓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셨을 때 아름답고 고상한 이웃만 말씀하지 않고 우리를 골치 아프게 하는 몰상식하고 못된 인간들 모두를 포함하실 것입니다. 제가 부목사들에게 많이 하는 말이 “후러싱 목회 견뎌내면 어디에서도 목회 잘할 수 있다”입니다.
국민가수 조용필 선생님이 80년대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하는가…” 애절하게 불렀던 것 기억합니다. 이웃사랑도 그런 것 같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실 때 사랑할 조건이 많아서 사랑하신 것 아닌 것처럼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신 사명도 그리할 것입니다. 더욱 치열하게 이웃사랑 잘하는 교회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