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감사예배를 마치고 많은 분들이 앞으로 교회 비전을 물으셨습니다. 2015년에 와서 40주년 행사를 치를 때는 정말 빠른 회복과 부흥을 기대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고 교인들 역시 기대가 컸습니다. 비전 제시와 목표 설정, 기획과 전략, 사역자 확보와 리더 훈련… “할 수 있다 하신 이는 나의 능력 주 하나님” 노래도 부르고 “믿음대로 되리라” 구호도 외치고 되는 줄 믿었습니다. 되어야 했습니다. 나름대로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신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교회 부흥의 가장 큰 장애물이 교만인데 목사인 저 자신부터 이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기도와 말씀 가운데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 분별력과 예민함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과 실력을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예측 못 할 문제에서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졌고 교단분리 문제로 진통을 겪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후러싱제일교회의 저력은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혼란의 시기를 헤쳐 나온 공동체적 지혜와 세상 변화의 흔들림을 신앙으로 지켜낸 영적인 성숙함과 역동성입니다. 이제 또다시 하나님이 새롭게 열어 주시는 은혜와 부흥의 역사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독교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대적 현실만이 아니라 미국 대부분의 기성교단들이 겪는 신앙과 구조적 갈등, 고령화 문제, 그리고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 변화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후러싱은 ‘노인들의 천국’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노년층 복지가 탁월하기 때문에 노년층이 선호하는 지역이지만 지난 20여 년 젊은층은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으면 롱아일랜드, 뉴저지, 또는 북쪽 근교 교육 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는 추세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노년층을 위해 전통과 안정을 지켜내면서 동시에 젊은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속하게 변화를 수용하는 ‘두 개의 중심을 가진 교회’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 많이 늦었고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차세대 목회의 약화는 저의 리더십의 한계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애틀랜타 목회 경험으로 차세대 목회자 찾는 것 쉬울 것으로 여겼습니다. 우리 교회가 속한 교단의 시대적 변화의 감을 잡지 못했고 부교역자들이 좋은 담임목사 자리를 찾아가도록 돕는 것이 담임목사의 책임 가운데 하나라고 여겨서 계속 파송 받게 한 제 나름의 신념이 사역자 부족의 현실을 초래했습니다. 이 문제는 연합감리교회 전반적 목회자 부족 현상이기도 하지만 후러싱제일교회가 감당해야 하는 연회에 대한 책임이면서 자부심으로 여긴 제 판단 착오 책임이 큽니다.

이제 다시 도약해야 합니다. 차세대 목회 발전을 위해 주일학교 전임사역자는 올해 안으로 사역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그리 되면 이상재 목사는 성인 목회를 담당하게 됩니다. 중고등부도 전담 사역자가 잘 정착하고 있고 성인 영어 목회자 확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목회 비전제시는 사역자들과 함께 준비할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어떤 전략에 앞서 영적인 각성(spiritual awakening)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다시 주일 예배는 물론이고 새벽기도, 수요 예배, 말씀 묵상, 속회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가장 큰 도전은 평신도의 사역 참여입니다. 다시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최선 다할 것이고 사람이 못하는 것 성령께서 도우실 것을 믿습니다.

앞으로 5년을 염두에 두고 후러싱제일교회 비전 2030을 준비하면서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주 능력 잠잠히 나 믿네. 거친 파도 날 향해와도 주와 함께 날아오르리. 폭풍 가운데 나의 영혼 잠잠하게 주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