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부터 인천 연안부두 건너편에 있는 항동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합니다. 담임목사인 이영재목사는 10여 년 전 아틀란타 한인교회에서 나와 같이 목회하다가 귀국했습니다. 사실은 비자 재발급을 위해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당시 북조지아연회에서는 연회가 영주권을 스폰서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미국영사가 비자거부를 하여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음 해에 한국에 갔을 때 만났더니 본인이 아주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당시 아틀란타 한인교회 예배당 건축을 위해 아이들 돌반지 등 금붙이들을 건축헌금으로 드린다고 가지고 왔던 그의 모습이 제 마음 속 깊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들어오지 못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항동교회 목회를 시작하게 되었고 어려운 지역임에도 교회가 부흥하는 것만이 아니라 진실되고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습니다.
인천 송도가 국제 도시화되고 있고 소래포구와 월미도까지만 해도 서울 관광객들이 오는데 연안부두 지역은 여러면에서 발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특별히 주일학교와 중고등부가 부흥을 하니 놀라운 일입니다. 그것도 시끄럽고 무리수 두면서 교세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과 목사 모두가 신앙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이 목사는 특별히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연안부두 어시장과 지역 상점들을 매일 돌면서 교인 만이 아니라 교회 다니지 않는 동네 남자들과 대화 나누는 것을 즐기는 것을 봅니다. 교회 다니지 않는 남자들이 이영재목사를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들 마음을 잘 돌보는 진짜 ‘심방’(마음 찾아주기)목회를 잘 하는 것이 참 보기 좋습니다.
목회를 행복하게 하는 목사들을 보면 참 좋습니다. 행복하게 목회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룩한 영향력이 느껴집니다. 몇 달 전에 집회를 부탁하기에 혹시나 강사비 걱정할까봐 “강사비 걱정하지 말아. 시장에서 장사하는 교인들에게 멸치와 생선말린 거 그리고 젓갈이나 싸게 사도록 해주면 된다”고 했었습니다. 사실 이목사는 그동안 내가 인천에 올 때마다 괜찮은 호텔을 마련해주고는 했었는데 막상 자기 교회 집회를 하니 교회 주변에는 그런 호텔이 없어서 새롭게 단장한 미국으로 말하면 별 두 개 짜리 모텔에 들어왔습니다. 강사 식사대접도 아직까지는 7,000원 이상을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가 우렁이쌈밥이니 매생이굴국밥등 미국에서 먹기 어려운 것들을 선호해서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좋은 호텔이 아니라도, 값비싼 음식아니어도 옛날 부목사가 목회를 잘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호화풍성 대접받는 마음이라 참 좋습니다.
건강한 목회원칙에 성실한 후배들을 만나면 이들에게 부끄럽지않은 선배가 되어야겠다는 도전이 큽니다. 그래서 요즘 더욱 목회 마무리를 잘해야겠다는 긴장감이 제게 있습니다. 다음 주간에는 월화 양일간 시카고감리교연합회 목회자세미나를 인도하러 갑니다. 그동안 세미나를 많이 인도했는데 요즘은 정말 더 잘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자아비판이지만 몇 년 전까지만해도 집회를 하거나 세미나 인도할 때 솔직히 내가 목회 이만큼한다는 자랑이 많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제는 그런것보다 정말로 우리의 교회들이 부흥하고 목회자들이 행복한 목회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심정이 앞섭니다.
미세먼지가 심하네요. 인천은 중국과 마주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고 합니다. 우리민족이 우수해서 겸손케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내 조국 대한민국 오늘의 발전이 하나님 은혜임을 절대로 잊으면 안된다고 하시려는 것인지, 하나님은 항상 내 어머니 조국교회와 그 땅의 사람들이 뭔가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하시는 과제를 남겨두시는 것 같습니다.
며칠 짧은 시간 미세먼지 문제를 직접 경험하면서 그동안 가끔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나같이 기관지가 약한 사람은 한국목회 엄두도 못내게 하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기가 탁해 다니기 어려운 며칠을 지내며 매일 맑은 공기마시며 걸을 수 있는 베이사이드 해변길이 뉴욕에서 목회하는 나에게 주어진 엄청난 하나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