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교회에서 재미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 교사연수회가 있었습니다. 제게 격려사를 부탁하여 ‘한 아이를 잘 교육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글만 가르치는 곳이 되기 보다 선하고 아름답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참된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의 장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 말을 하면서 내가 목사지만 교회라는 집단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가 아니라 불의와 악하고 못된 일 하는 일에 많이 관계되는 것이 민망하다고도 했습니다.
요즘 미국 언론은 미국 국경을 넘어오다 부모는 잡혀가고 수용소에 떨어져 있는 2,000여명의 아이들에 대한 문제를 계속 다루고 있습니다. 의회에서도 아이들을 닭장같은 곳에 가두어 두는 이런 못된 일이 어찌 정부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느냐고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믿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이 Jeff Session법무장관이 로마서 13장을 근거로 제시하며 국가권력에 복종하는 것이 성경적이며 이런 행정조치가 정당하다고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Ses-sion법무장관은 우리와 같은 연합감리교인입니다. 그래서 어느 신문은 기사 제목 자체를 “교단의 입장과 반대편에 서있는 ….”이라고 뽑기도 했습니다. 연합감리교단은 사회신경에서 분명하게 서류미비자들의 인권은 물론 사회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나그네들에 대한 이웃사랑의 중요성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역사를 보면 로마서 13장에 나오는 국가권력에 복종하라는 문구는 미국독립운동 당시 영국으로 부터의 독립을 반대하는 교회들이 애용한 성구입니다. 그리고 훗날 노예제도를 정당화하는 교회들이 높이 치켜 세운 성구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군사독재정권 당시 민주운동하는 목사들을 재판할 때 검사들이 많이 인용했었습니다. 오늘날도 하나님의 말씀을 예수님 사랑과 은혜를 담아내는 목적이 아니라 악한 목적으로 인용하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며칠 전 새벽기도 이사야 19장 19절 말씀을 보면 애굽 땅 중앙에 예배의 제단이 놓이고 변경에는 여호와를 위한 기둥이 세워지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원수로 지내던 앗수르와 애굽 그리고 이스라엘이 서로 통하도록 대로를 열어 왕래함으로 세 나라가 세계 중 복이 된다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저는 이 시대의 ‘대로’가 남북 기차가 개통되는 역사라고 생각해 봅니다. 원수였던 세 나라가 세상의 복이 된다는 이사야의 비전을 한반도의 상황에 대입해 볼 때 그 세 나라가 통일 코리아와 일본 그리고 중국이 될 것인지 남한과 북조선과 미국 세 나라가 될 것인지, 기대가 됩니다.
중심에 예배의 제단이 놓이고 변경에 기둥이 세워진다는 것은 교회의 존재목적이 분명해지는 것을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중심에 예배가 있어야 합니다. 변경의 기둥이라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볼 때 예수 십자가 구원과 사랑과 은혜 그리고 부활의 증거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는 교회 내부에는 예배로 중심이 모아지고 밖으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의 참 모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는 한 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CC(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회와 ‘한반도 에큐메니칼 포럼’(EFK, The Ecumenical Forum for Peace, Reunification and Development Cooper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에 옵저버로 참여합니다. 회의 참가자 명단을 보니 모두 자기가 대표하는 교단과 단체의 이름으로 나왔는데 저만 후러싱제일교회 담임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올해가 WCC창립 70주년이 되어서 21일에는 로마 캐톨릭 프란시스코 교황과의 만남이 있고 한 주간 세계교회 대표들이 한반도평화와 통일의 과제를 논의하게 됩니다. 이런 역사적인 회의에 제 개인 이름 석자보다 후러싱제일교회 이름을 세계 교회 지도자들에게 알리고 기록에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담임목사로서 자랑스럽고 하나님께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