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뉴욕연회 법률자문 변호사 사무실에서 맨하탄 East Village지역에 있는 ‘St. Marks 건물’ 소유권 이전(Closing)을 마쳤습니다. 이제 소유권이 완전히 후러싱제일교회로 넘어왔으니 8월 말에 감사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그 동안은 길거리 이름을 따라 ‘St. Marks건물’이라 불렀지만 이제는 제대로 된 이름을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도행전 8:8, “도성에 큰 기쁨(Joy)이 가득하더라” 말씀과 누가복음 4:18, 예수님 희년(Jubilee)선포를 생각해서 jubilee Center 혹은 Jubilee Place가 어떨까 합니다. 제 생각은 그렇지만 그 건물은 젊은이들 중심이 되는 목회를 하게 될테니 젊은이들 생각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East Village는 한국과 비교하면 서울 홍대 앞과 같이 젊은이들이 먹고 마시고 놀기 위해 가장 많이 몰리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건물 세금의 면제를 위해서는 맨 윗층이 목회자 사택으로 법적 등록이 되어야 한다고 하여 거주자로 제 이름을 넣어야 했습니다. 변호사가 제 이름으로 건물 사용 신고를 한다는 말을 듣고 일찍 목사가 되어 잃어버렸던 청춘을 뉴욕 맨하탄 청춘의 거리 빌딩 맨 윗층에 사는 것으로 회복해볼까 하는 욕심을 잠시 부려보았습니다.
3년 전, 설교시간에 후러싱에 있는 우리교회가 맨하탄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가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는 바램과 비전을 나눈 것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주일에 자기들 먹고 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집사님 가정에서 $15,000을 젊은이들을 위한 목회를 위해 써달라고 헌금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래서 젊은 30대 목회자 10명과 함께 인디아나폴리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가한 후 ‘맨하탄 프로젝트’란 이름 하에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맨하탄 청년목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김성찬 감리사께서 연회에서 맨하탄 청년목회를 하던 건물을 팔려는 계획이 있는데 선교를 위해 세워진 건물을 파는 것에 대해 마음 아프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뉴욕연회 한인코커스 회장이었던 이용보목사가 그 건물은 한인 젊은이들을 위해 사용하던 것이니 후러싱제일교회가 나서서 인수해야 한다고 제게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뉴욕연회 Bickerton감독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안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강경하게 백인 중산층들이 사는 뉴욕 근교에 연회 본부는 세우면서 전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맨하탄의 건물은 팔려고 하는 연회 정책을 비판하면서 앞으로 연회본부도 도시 중심으로 들어와야 할 것은 물론이고 맨하탄 건물 파는 것은 이 시대 가장 중요한 젊은이 선교에 대한 무관심의 발로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또 후러싱제일교회에 그 건물을 주면 앞으로 젊은이 목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간곡하게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 5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감독께서 연회 재단이사회를 소집하고 그 건물은 후러싱제일교회로 넘겨야 한다고 지시를 하여 재단이사회가 그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바로 그날이 제가 미국나이로 꼭 60살이 되는 생일날이었습니다. 제가 감독께 내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고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 건물이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젊은세대 선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모두 동의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민 1세들의 희생과 헌신의 중심지인 이민 1번지 후러싱제일교회가 맨하탄에 그와 같은 건물을 확보했다는 것은 미래를 열어가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와 자원을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입니다.
그 건물은 독일 이민자들이 세운 교회입니다. 지하실 포함 5층 건물인데 2층은 아직도 이전 교회 앞면의 외부형태가 유지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법적소유권 이전 과정을 보니 뉴욕시에 등록된 이름이 ‘First Methodist Church’입니다. 우리 후러싱제일교회도 200여년전에 등록되기를 ‘First Methodist Church’로 되어 있어서 법적 이름 바꾸는 것이 수월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교회도 영국이나 독일 이민자들이 세운 교회일지 모르겠습니다. 그 분들이 100년전 200년전 교회를 세우고 지켜나가면서 훗 날 한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교회를 이어받아 뉴욕연회 최대의 교회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래 전 제가 존경하는 장로님 한분이 교회에서 중요한 결정을 논의하면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 우리도 우리가 심지 않은 나무에서 열매를 먹었습니다. 비록 미래에 우리가 그 나무에서 열매를 먹을 수 없을지 몰라도 우리는 오늘 후손들을 위해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장로님이 계신 교회를 제가 섬길 수 있었다는 것이 지금도 제 목회의 큰 자랑이고 영광입니다.
이제 맨하탄 건물은 우리 모두에게 다시 또 미래를 위한 나무를 심어야 하는 도전과 사명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