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내년 대한민국 총선에 출마하는 장로님 한분을 만났습니다. 식사를 나누면서 보니 정의감이 있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아픔을 품어내는 가슴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소속정당이 자유한국당이었습니다. 장로님처럼 교회를 잘 섬기고 겸손하면서 따듯한 보수가 자유한국당에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식사기도를 하면서도 장로님 국회위원 되게 해달라고 기도드렸는데 식사후에 다시 또 기도를 부탁하기에 정말 마음을 모아 교회를 잘 섬기면서도 나랏일 제대로 하는 국회위원되게 해달라고 다시 기도했습니다. 동석한 후원회 회장이 그를 ‘앞으로 대한민국의 트럼프가 되실 분’이라 치켜세우기에 “조지 부쉬와 같은 따듯한 보수가 되도록 기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장로님과 인간적으로 친해지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보수는 ‘따듯한 사랑이 있는 보수‘가 되고 진보는 ‘겸손한 자기성찰이 있는 진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길 비행기안에서 ‘Christopher Robin’이라는 제목의 영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뭔지 모르고 보기 시작했는데 Pooh Bear인형이 나오는 어린이 영화였습니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어린시절에는 숲속에서 상상속에서 인형들과 친구로 지내다가 성인이 되어서는 성공에 집착하는 인간이 됩니다. 그러다 인생이 망가지기 직전에 어린시절의 숲속으로 돌아와 옛 인형친구들을 만나 행복이 회복되는 내용입니다. 제 마음에 와 닿은 ‘미련한 곰’이 친구 Robin 에게 주는 충언이 있습니다. “너무 열심히 생각하려고 하지마. 아무생각없이 신나게 친구들과 숲속에서 놀다보면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를거야.”라는 말입니다. 친구를 잊어버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들어갈 공간과 여유가 없으면서 성공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로빈이 어린시절 인형 친구들을 다시 만남으로 가정을 살리고 죽어가던 회사를 살리게된다는 해피엔딩 스토리입니다.
요즘 우리교단이 직면한 사안도 너무 머리좋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문제해결을 전투적으로 하다보니 해피엔딩이 불가능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결책이 아니라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를 ‘미련하고 느린 곰’ Pooh가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을 살린 것에서 찾게 됩니다.
때로 교회에도 ‘미련하고 느린 친구’ Pooh가 필요합니다. 친구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Pooh와 Pooh를 항상 쫒아다니면서 재잘거리며 행복해 하는 어린돼지 Piglet을 보면서 나 자신도 잊고 살아왔던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금씩 모자라는 것 같지만 서로 귀하게 여기며 사랑함으로 행복을 누리는 인형들 이야기를 통해 교회야말로 부족한 인간들이 주님 십자가 사랑과 은혜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새삼 당연한 생각을 했습니다.
오래 전 정강길이라는 분이 “종교의 핵심 가치는 기존의 것에 대한 숭배에 있다기보다 오히려 기존의 것에 대한 열린 수정이어야 한다…유대이즘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 예수와 힌두이즘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 붓다처럼 ‘열린 수정’이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한국 기독교는 도태되고 말것이다.”라고 경고했었습니다. 열린 수정이란 개신교(protestant)가 지켜내야 할 끊임없는 개혁입니다. 교회에서는 물론 나랏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이것이 있어야 ‘따스한 사랑이 있는 보수’와 ‘은혜를 아는 진보’가 친구가 될수있는 것입니다.
아기돼지 Piglet과 미련하고 느린 Pooh의 대화입니다. “What day is it? It’s Today.” squeaked Piglet. ”My favorite Day.” said Pooh. (“지금 어느날이야? 지금은 오늘이야.”라고 아기돼지가 말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이다.” 곰이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