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해를 “미국이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한 해”(The Year America Chose a Different Path)라 평가합니다. 그 ‘전혀 다른 길’이란 트럼프의 재등장과 함께 미국의 정치적 분위기, 법과 질서, 세계 질서가 이전의 기존 흐름과 정반대로 꺾인 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인해 어떤 동네는 큰 혜택을 받는지 모르지만 우리 교회가 있는 뉴욕의 후러싱 지역 경제는 지난 수년 가장 어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내 머리를 깎아주는 분이 언제나 한국 정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올해는 살기 어려운 이야기만 했습니다. 항상 교회 비판을 날카롭게 했는데 언제부터 교회 걱정을 해줍니다. “목사님, 동네 먹고 살기 어려우니 목사님 교회도 어렵죠?”
올해 예배 드리면서 우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후러싱, 특별히 여러모로 힘들고 어려웠던 한 해였습니다. “할머니 어디 가요? – 예배당 간다. 근데 왜 울면서 가요? – 울려고 간다. 왜 예배당 가서 울어요? – 울 데가 없다.” 시인이자 목회자 김환영 님의 동시 ‘울 곳’입니다.
어제 아침 하용화 장로님이 비전센터에서 ‘에스더하재단 힐링 캠프’가 있으니 가서 한마디 하라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한마디를 했더니 힐링 캠프를 책임진 상담 전문가 선생님이 눈물을 닦고 있기에 제가 “아이고 지난 십여 년 수도 없이 힐링 캠프를 이끌었으면서도 아직도 눈물이 남아있네요” 했습니다.
제가 기도를 하고 나니 힐링 캠프에 참석한 한 분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합니다. “목사님, 기도하면 모든 아픔과 슬픔이 없어지나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어떤 아픔이나 슬픔은 평생 품고 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해요. 내 속에 있는 이야기를 들어 주실 하나님이 계시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아요. 그러나 우리 삶의 큰 아픔은 평생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것이지 기도 한번 말 한마디에 다 치유되기 어려워요. 이렇게 힐링 캠프 참여한 것만으로도 여러분 이미 치유가 시작된 것이죠. 내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고 내 치유를 도와 줄 전문가들이 있고 나만 이렇게 아픈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 아프다는 것 알아서 서로 이해하고 돕는 공동체가 생긴 것도 여러분 엄청 축복받은 것입니다.” 그랬습니다.
오늘 설교 본문이 벌거벗겨 버림받은 어린아이의 신세 같은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에스겔 16:6)입니다. 하나님이 오늘 우리에게도 “살아라” 말씀하십니다. 피투성이의 사람은 인생으로서는 최악의 경우를 만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찢기고 상한 만신창이의 사람입니다. 살 가치가 없다거나 살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지 않은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지라도 그래도 살아야 한다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야 한다 말씀하십니다. 이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오늘날 교회가 세상에 외쳐야 하는 생명의 선언이어야 합니다.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 믿는 우리들은 살리는 일에 쓰임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님 사랑 예수님 은혜 보여주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피투성이라도 살아라!” 살면 살아갈 길이 보이는 것입니다. 살면 성령께서 살 능력도 주시고 감당하게 하시는 믿음도 주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