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기회가 있으면 교인들에게 꼭 드리고 싶었던 말이 있습니다. 교회 예배당에 붙어있는 사택에 살다보니 교인들이 놓고 가는 음식들도 많고 여행다녀오시면 선물도 놓고 가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떤분들은 이름을 남겨두지않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못드리게 됩니다. 이 문제로 아내와 가끔 다툽니다. 누구인지 고맙다는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찾아내라는 것입니다. 보지 못했는데 날보고 어쩌라는 것이냐고 그냥 맛있게 먹자고 나는 대꾸를 하지만 고맙다는 말을 못하는 것이 송구스러운 노릇입니다. 혹시 몰라서 인사 못드린 경우 잘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신년벽두 교인들에게 정말 무척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목회를 하면서 그동안 아버지 어머니가 제게 부탁하신 원칙을 못지켰습니다. 아버지는 70년대 초반 이민목회하시면서 교회가 너무 작아 정말 한푼도 받지못하는 목회를 하시고 생계를 위해서 밤 일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천하 가장 행복한 목사이셨습니다. 장로이신 어머니는 아들이 목사안수받고 돌아오는 길에 한말씀 하셨습니다. “공짜 좋아하는 목사되지 말아라.” 돌이켜 보면 부모님들 삶과 말씀이 내 목회를 이만큼이라도 기본을 지키게 합니다.

어제 자녀들과 함께드리는 새벽기도회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향해 두손을 높이들고 야곱이요셉을 축복한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너는 담장너머로 뻗은 나무 가지에 푸른 열매처럼 하나님의 귀한 축복이 삶에 가득히 넘쳐날꺼야/너는 어떤 시련이 와도 능히 이겨낼 강한 팔이 있어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너와 언제나 함께하시니/너는 하나님의 사람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 어제의 그 축복이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힘과 용기가 될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 선거 때 이런 구호가 있었습니다. “Rosa sat so Martin could walk. Martin walked so Obama could run. Obama ran so our children can fly.”(로자는 마틴이 걸을 수 있도록 앉았다. 마틴은 오바마가 뛸 수 있도록 걸었다. 오바마는 우리의 어린이들이 하늘을 향해 날을 수 있도록 뛰었다.)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절 흑인여성Rosa Parks의 차별대우 거부가 미국 인권운동의 시발이 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몽고메리 대행진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대행진의 결과가 40여년 지난 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가능케 했고 흑인만이 아니라 모든 소수민족의 후손들이 하늘을 날을 수 있는 새 역사를 열어놓은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에 제시 젝슨목사님과 컨퍼런스 콜이 있었습니다. 한반도평화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자문을 구한다고 했습니다. 마틴 루터 킹목사 인권운동시절 가장 젊은 참모였던 그가 이제는 노년입니다. 오는 1월 15일이 MLK Day인데 그날 행사를 준비하다가 지금 마틴 루터 킹목사님이 살아계시다면 한반도평화를 위해 무엇인가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급하게 컨퍼런스 콜을 제안하셨던 것입니다. 정말 고마운 어른입니다.

성령의 역사는 어린이들이 예언하고 청년들이 환상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늙은이들이 꿈을 꾸는 새역사를 열었습니다. 우리 교회도 우리 차세대들이 날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교회되어야 할 것입니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500년 전에 두려움과 좌절에서 일어나며 외쳤던 말이 우리의 고백되는 한해되기 빕니다. “내 미래가 어찌될 지 나 알지 못하나 누가 나를 인도하시는지 내가 확실히 아노니 무엇을 두려워 하리요.”(I do not know what my future will hold. But I do know who is leading me. Whom shall I f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