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입니다. 후러싱제일교회는 한어회중 창립 50주년이 되는 희년을 맞았습니다. 성령이 임해서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이 전해지고, 포로 되고 억눌린 자들이 자유를 얻으며, 눈먼 자가 보게 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는 해입니다(누가복음 4:18-19). 성령이 임하는 것은 하나님의 것이 나의 삶으로 들어오는 것이니, 하나님과의 소통과 형통의 채널이 활짝 열려야 합니다.
감리교 창시자 웨슬리는 ‘예수 목회 대강령’(누가복음 4:18)이 감리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웨슬리가 원했던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이 하나 되는 성경적 경건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회악을 방치하거나 동조하면서 예수를 잘 믿는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예수로 변화된 삶의 내용이 없으면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문제입니다.
웨슬리의 감리교 운동은 복음으로 변화된 개인이 변혁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래서 감리교 운동은 그 교회가 속한 동네가 변화되는 일에 중심이 되었습니다. 감리교인들이 있는 동네가 복음으로 변하고 도시가 변한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감리교회가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때는 세상 사람들에게 신앙과 실천에 있어서 모범이 되고 신뢰를 받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40여 년 전만 해도 미국 국회의원 가운데 감리교인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치 이념이 양극화되는 시대가 되면서부터 연합감리교회가 양극화되고, 교세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영향력을 잃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회가 세상 정치를 하나님 나라로 착각할 때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자기들의 ‘정치적 올바름’이나 노선에 교회가 동조하지 않으면 교회를 함부로 비난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교회는 절대로 이런 인간들의 장난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새해 ‘희년’을 맞이하면서 내게 성령이 임하여 내 가난한 심령에 복음이 들어오고, 내 막힌 삶이 열리며, 내 삶에 은혜가 넘치는 새 역사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 교회는 물론 교인들의 삶에 참된 안식과 쉼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희년’은 성령이 임해야 가능합니다. 제가 요즘 많이 반성한 것이 ‘내가 잘하려는 목회의 한계’입니다. 사람이 잘하려는 것이 오히려 성령의 역사하심을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더 희생해야 한다고 여기는 엄마에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지.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먼저 행복해”라는 충고를 했습니다. 지금보다 더 희생하면 그 엄마의 몸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하셔야 합니다.
제가 이번에 좀 아프면서 깨달은 것은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지 말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도 진정한 희년이 되기 위해 하지 않을 것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꼭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교회 사역도 은혜 받은 만큼만 하시기 바랍니다. 너무 잘하려다가 시험에 들지 말아야 합니다. 다만 영성 우물의 원칙이 있습니다. 우물의 물은 막아두면 물줄기가 막힙니다. 그러니 계속 물이 흐르도록 길어주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은혜와 축복의 물줄기가 다 막혀버릴 테니 꾸준히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우물에서 물을 마신 사람이 그 생명수를 나누는 것이 전도와 선교입니다. 하나님 생명수를 마시는 것이 교회 사역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하나님 은혜와 축복, 감사와 기쁨 그만큼만 하는 것이 교회도 좋고, 주님도 기뻐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