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김정호

지난 어린이주일 3부예배를 마치고 저를 찾아 오신 손님이 계셨습니다. 우리교인이 아니고 뉴욕에 사는 분도 아닌데 적지않은 금액의 수표를 헌금으로 건네셨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어린시절 한국땅에 살수가 없어서 미국에 입양되어 오신분이십니다. 나름대로 성공한 분입니다. 미국 사람들과 살다가 연세가 드시면서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인생 후반전 의미있게 살고 싶어 한인사회로 나오신 분이십니다. 전에도 제가 하는 일을 많이 도우신 분인데 예배에 참석하시기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 아이들을 보고 감동을 받으셨다고 하시니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작년 6월 처음 교회에 와서 예배당 앞에 크게 걸려있는 ‘차세대를 위한 교회’라고 붙어있는 글을 보고 감동받았었습니다. 그런 구호가 실제적으로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지 평가 이전에 그런 마음과 뜻이 있다는 그 자체가 감사한 것입니다. 문제는 ‘차세대’를 구경하기 어려운 교회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마운 것은 그동안 주일학교 회복을 위한 교인 여러분의 많은 수고가 있어서 몇주전 그와같은 감사한 일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수표를 받았다는 것이 감사한 것 만이 아니라 우리교회 주일학교가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비교할 수 없는 큰 기쁨입니다.

가정의 달 진정 어린이들이 행복하고 젊은이들이 비전을 가지고 미래를 열어가는 교회만들기 위해 어른들의 많은 기도와 헌신 그리고 희생이 요구될 것입니다. 이제 구호만이 아니라 내용을 그렇게 채워나가는 교회되기를 소원합니다. 이를 위해 제일 중요한 문제는 1. 사역자들이 어린이들을 프로그램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하나님이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도록 맡겨주신 영적인 자녀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2. 가정이 교회와 책임있는 신앙교육의 파트너가 되는 것입니다. 부모들이 교회에다 자녀들을 일주일에 한번 맡겨놓고 방관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교회에다 불평하는 마음가짐으로서는 신앙교육이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가정이 신앙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돕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자녀들이 가정에서 보냅니다. 교회에서의 신앙교육만 가지고는 제대로 되기 어렵습니다. 3. 4살에서 14살 사이에 신앙교육을 받아 크리스챤이 되는 영향력이 그 이후의 나이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큽니다. 그러니 우리 교회도 자원의 투자를 이들에게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4. 타지역의 한인교회들에 비해 오히려 뉴욕에 있는 한인교회들은 차세대 리더쉽의 전환이 느린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영어권목회와 한어권목회는 별개로 존재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날이 곧 오게 될 것입니다. 교회의 자원들이 한어권과 영어권목회가 함께 가는 미래를 위해 투자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산가족적인 신앙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한두가지 프로그램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신앙생활한다는 전제를 분명히 하는 결단과 의지를 요구할 것입니다. 가정도 한 지붕아래 먹고 자는 것만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한 믿음의 꿈을 공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더욱 우리교회가 가정이 교회의 역활을 잘 하도록 돕는 지원부대가 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