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우리 인생에 어두운 밤을 주시는 이유는 하늘의 별이 얼마나 귀하게 빛나는지 보이도록 하신다는 말이 있더군요. 올해 3월 코로나 사태로 예배당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교회에서는 돌아가면서 성경필사를 시작했습니다. 성경 전체를 나누어서 쓰고 하나로 모아 제본한 필사성경이 어제 한국에서 도착했습니다. 가죽으로 잘 제본된 성경을 오는 감사주일 예배당 제단에 놓게 될 것입니다. 2020년, 가장 어렵고 아프고 어두운 때 우리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 큰 은혜와 축복의 선물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는데 감사가 복받쳐 올랐습니다. 그리고 코로나의 어려움을 치열하게 믿음으로 이겨내는 교인들을 생각하면서 제 가슴이 뜨거워 졌습니다.
참 어려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거룩하고 아름답고 선한 일로 교회가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수고하고 헌신한 모든 교인들이 더욱 귀하고 고맙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교회 마당에서 큰소리가 들리기에 알아보니 토요일 급식 순서 티켓을 받으려고 온 분 가운데 매주 막무가내인 사람때문에 견디다 못한 책임자가 언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나중에 소리 높인 것을 사과 하기에 “오죽하면 그대가 소리를 높여야 했을까? 우리는 중국어를 못하고 그분들은 한국어를 못하고…” 정말 이 난리를 벌써 6개월 넘게 지속하고 있습니다. 급식을 한달 정도 하다 끝날 줄 알았는데, 장기화되고 있고 벌써 300명에 이르도록 계속 늘어만 갑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 구역회에서 김성찬 감리사님 말씀이 경험도 없이 급하게 시작한 후러싱제일교회 급식프로그램이 이렇게 지속적으로 뉴욕에서 가장 잘 운영하는 유일한 한인교회가 된 것이 큰 자랑이고 감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도움의 손길들을 확장시켜 주셨고, 어둠이 깊은 밤중에 우리교회를 작은 별이 되게 하셨습니다.
‘코로나 블루’가 요즘 심각합니다. 우울증의 현상이 많은 사람에게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감사절부터 연말 연초,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는 질병은 외로움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블루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외로움이 가중되는 것입니다. 욥기에 보면 엘리후가 “나를 지으신 하나님은 어디 계시냐고 하며 밤에 노래를 주시는 자가 어디 계시냐고 말하는 자가 없구나”(35:10) 한탄합니다. 이 계절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영혼의 깊은 밤에도 우리의 입술에 노래를 담아주시는 하나님을 증거하는 것이리라 믿습니다. 한 사람의 어두움 가운데에도 작은 별이 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전화 한 통화, 카드에 쓰는 한 마디, 작은 선물, 따듯한 식사 한 끼가 사람을 살리는 것이고, 사랑하는 하나님 기적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우리 인생, 어찌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에 대한 나의 반응은 내 몫입니다. 밀려오는 파도에 고꾸라지는 사람도 있지만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집에 갇혀있어야 하는 때 성경필사, 암송, 묵상으로 영성훈련의 시간으로 삼았습니다. 만나지 못하니 영상으로 더 긴밀한 만남의 시간들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급식프로그램을 통한 이웃돕기와 더불어 어려운 교회들을 돕는 일에도 넉넉하게 쓰임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교회 헌금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가능한 것은 교회 리더쉽에서는 일찍이 언제라도 어려운 때가 있을 것을 예상하고 대책을 세워놓았기 때문입니다. 느헤미야 40일 기도회는 물론이고, 오는 토요일 끝나는 40일 여섯 교회 연합 새벽부흥회를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연대와 합력이 주는 열매를 맛보게 하셨습니다. 찬송에 “주신 복을 세워보아라”(count your blessings) 했는데, 우리 교회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복이 차고 넘칩니다.
지난 주간 추수감사주일 교인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헌금봉투를 넣기에 이 어려운 때 부담될테니 헌금봉투는 보내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 했더니 모두 “보내야 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교인들은 감사주일 헌금을 기도하면서 준비할 것입니다”라고 합니다. 저는 교인들을 위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믿음 없는 소리였다는 반성을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무너지고 아프고 어려워 졌음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이 우리교회를 자랑스럽게 지켜낸 것 생각할 때 하나님께 드려질 감사는 그 어느때보다 차고 넘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