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기운이 만연합니다. 며칠 전에 롱아일랜드 존스비치 해변가에서 한시간 걸었습니다. 오랫동안 갖혀있고 묶여있던 몸으로 모래사장을 걸으려니 숨이 가쁘기는 했지만, 맑고 쌀쌀한 바닷공기를 들여 마시고 내쉬기를 한시간 했더니 몸속이 다 깨끗해진 것 같습니다. 제 사무실도 창문을 활짝 열게되니 온몸에 생기가 돕니다. 구석구석 쌓였던 먼지도 털어내고 바닥도 쓸고, 깨끗해지는 것이 기쁨을 줍니다.
치유회복 12단계 설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사실 내 자신의 치유와 회복 그리고 내 삶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의 지경이 확장되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저도 나름대로 직면하는 인생의 문제가 있는데 별로 요동함이 없어 보이니 누가 어찌 그리 담담하느냐 묻습니다. 제 대답은 내가 다른 사람들의 장단에 내 인생의 중심을 맞추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어떤 인생 현실에도 분명한 것은 하나님 살아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십니다. 누가 나에게 죄인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면 나는 내가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라는 것 너무도 잘 알기에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 앞에 죄인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기에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입니다. 나의 어떤 부족함도 연약함도 주님 앞에 내어드릴 뿐입니다. 어차피 이제껏 내 인생 그분의 인도하심과 예비하심이 있어 여기까지 왔으니 내가 내 인생 주인인양 헛된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니 그분이 알아서 하시리라 믿어 마음 편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축복은 교회 모든 것이 단순화된 것입니다. 예배도 사람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별로 없고 사역도 줌미팅으로 제한된 모임을 하게 되니 꼭 필요한 말만 하게 되고 필요한 일만 하게됩니다. 의미없는 사람들의 분주한 몸짓도 필요없고 허망한 말로 세월을 낭비하는 일도 없습니다. 모이면 난리치는 사람들 때문에 피곤한 일 없고, 안해도 되는 일들 열심히 하느라 사람 괴롭히는 것 없어서 좋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코로나 사태가 풀리면 그동안 간절히 하고 싶었던 찬양과 기도 마음껏하고 예배드리는 기쁨이 몇 갑절 클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그리고 쓸데없는 군더더기와 껍데기들이 많이 떨어져서 보다 가볍고 맑아진 교회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만나면 우리 모두 눈물겹도록 반가울 것입니다.
며칠 전 새벽기도 본문에 하나님이 죄진 이스라엘 민족을 정죄하지 않으시고 ‘고난의 풀무 불’(이사야 48:10)에서 택했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인생 역설적인 축복이지만 저도 나름대로 아픔과 어려움, 고난을 경험하면서 여기까지 왔기에 왠만한 어려움이 닥쳐오면 그것이 결국 ‘풀무 불’ 속에서 연단되어 나오는 하나님 은혜의 선물이 될 때가 많습니다. 선배 한 분이 제가 겪는 어려움 이야기를 들으시고 전화를 하셔서는 “김목사는 목회 역전의 용사니까 걱정하지 않는다”하시기에 저도 같이 웃었습니다. 제 목회 인생 돌이켜 보면 참 넘어야 할 산도 높았고 강물도 거세고 깊었습니다. 언제도 바람 잘 날이 없었지만 정말 세상 말로 그 모든 것이 내 목회에 도움이 되는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찌개 백반’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위로하시면서 “너희는 내게 들을지어다 너희를 떠낸 반석과 너희를 파낸 우묵한 구덩이를 생각하여 보라”(이사야 51:1)하셨습니다. ‘떠낸 반석’이란 버려진 돌을 가지고 징으로 쪼개어 작품을 만들었다는 말씀입니다. ‘우묵한 구덩이’는 우리가 빠져서 숨도 쉴 수 없었던 함정입니다. 인생 힘들고 어려울 때 과거에 우리를 살려내신 하나님 구원하심을 기억하라는 말씀입니다.
사순절이 무르익으면 고난주간 예수님 십자가 죽음에 이릅니다. 그리고 사흘 후에 예수님은 죽음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십니다. 신앙의 새 생명 봄을 기다리면서 하나님 은혜와 사랑에 감사 또 감사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