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맨하탄 선교센터 입당예배를 드렸습니다. 저는 “올해 제가 감당한 부동산 목회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달 맨하탄 건물 법적 소유권 이전이 끝났고 다음 달이면 75에이커 기도원/농장 소유권 이전 과정이 마무리 될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이민 목회자 가운데 저만큼 ‘부동산목회’를 열심히 한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틀란타에 있을 때도 예배당 건축과 더불어 연회에서 교회 두 개를 인수받았고, 100에이커 땅 수양관/농장에서 과실나무와 땅의 소산으로 인한 기쁨과 행복을 경험했습니다.
맨하탄 건물에 대한 연회 재단이사회의 논의가 한창일 때, “청년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맨하탄 중심부 건물을 팔려는 것은 시대적 선교의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다.” 라고 항의성 편지를 감독에게 보냈었습니다. 그런데 도시중심을 떠나 백인 중산층들이 많이 사는 외곽(suburb)으로 떠나는 추세를 비판하는 제 의견을 뉴욕연회 감독께서 받아들였습니다. 건물을 팔게되면 연회에는 천만불에 이르는 큰 돈이 들어오겠지만, 연회 재단이사회는 청년선교를 위해 그 건물을 우리에게 넘겨준 것입니다. 선교의 원칙과 신앙의 양심에 따라 교단을 움직이겠다는 감독과 지도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합니다.
5년 전, 저와 함께 사역하던 한 부목사가 교회를 개척한 후 2년 여 애를 썼는데 좀처럼 교인이 늘지를 않았습니다. 결국 감리사가 개척교회로 쓰던 교회를 개발업자에게 팔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리사를 찾아가서 두 가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첫째, 그 교회에는 예배당만이 아니라 교회묘지가 있습니다. 교회를 사랑한 교인들이 잠들어있는 묘지와 예배당을 불도저로 밀어 집을 짓겠다는 개발업자에게 교회를 판다는 것이 대단히 유감입니다. 둘째, 젊은 목사가 교회개척의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교인이 늘지않는다는 이유로 교회 문을 닫아버리는 것은 젊은이의 꿈을 짓밟는 것이므로 당신은 큰 실수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저의 항의에 감리사는 불쾌해 하면서 이미 결정된 사안이니 저에게 참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달 쯤되어 연회선교총무와 감리사가 저를 찾아와 그 교회 열쇠를 넘겨주면서 “교회의 소유권을 넘길테니 앞으로 당신이 알아서 이 교회 부흥을 책임지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말하길, “당신은 참 대단한 은사를 가졌습니다. 원래 이 결정은 여러 회의를 통해서 결정된 사안인데 말 한마디로 나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결국 내 속에 있는 목사의 양심을 흔들어서 결정을 바꾸게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자존심 상하고 기분이 나빠도 목회 원칙과 양심에 따라 결정하고자 하는 지도자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 감동이었습니다.
아틀란타에 있을 때 한인교회의 문제로 인해 감리사회의에서 제게 발언을 부탁하기에 “남부의 인종차별적인 문화를 버리지 않으면 한인교회들은 이런 연회에서 성장하기 어려울 것입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연회 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한 백인 감리사가 “당신은 아직 남부의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현실을 알고 발언하시오.” 라고 저를 공격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저는 남부의 현실에 관심 없습니다. 오직 제 관심은 북조지아연회가 진정한 연합감리교회가 될 것인지 아닌지 이것을 알고싶을 뿐입니다.” 라고 했습니다.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감독은 마이크를 잡더니 “제가 감독으로서 당신에게 사과를 하겠습니다. 앞으로 모든 감리사들은 인종차별훈련(racism sensitive training)을 받도록 조치 하겠습니다.”라고 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아틀란타가 속한 북조지아 연회는 백인남성중심적인 보수연회였기에 감독의 그런 발언은 참으로 획기적이었습니다.
이런 감독과 감리사를 포함한 우리 연합감리교회 지도자들이 있기에 저는 아직도 교단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가지고 목회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