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조헌정 목사님이 쓴 ‘한국교회를 위한 교회력 설교 자료집 Year C’가 소포로 왔습니다. 조목사님 65세 은퇴를 하고 에베레스트도 오르고 까미노 순례는 물론 별난 나라 다 배낭 하나 들고 여행하는 것 보면서 부러웠는데 언제 이리 귀한 책을 쓰셨는지 감동받았습니다. 바로 보았습니다. 저도 교회력 설교를 하면서 Year C부터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향린교회 설교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조목사님은 제 스승 홍근수 목사님의 후임이었기에 홍목사님 강단을 이어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조금 알기에 늘 존경했습니다.
한국에서 알려진 홍목사님은 진보 통일운동에 앞장선 어른이지만 80년대 미국에서 목회하실 때는 이민교회 최고의 설교자이셨습니다. 제가 목사님 안식년 가신 후 일년 간 설교하면서 매일 빨리 오시기를 기도했던 이유는 교인들에게 내 설교 듣게 하는 것이 너무 죄송했기 때문입니다.
조목사님 설교를 보면서 신학과 성경의 깊이는 물론 한국 교회와 시대에 소신껏 외친 것이 감사했습니다. 향린교회는 숫자적으로는 큰 교회가 아니지만 대한민국 최고 진보적 신학과 사회변혁에 앞장선 영향력 있는 교회입니다. 그런데 제가 설교하는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고 아직도 보수성이 강한 교인들이 많은 동네 이민교회입니다. 저는 태극기부대 성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진보좌파라고 비난 당하는 목회를 하면서 동시에 한국 정치에 개입하는 진보적 발언을 바라는 사람들로부터는 기독교 보수 반동으로 몰린 지 오래됩니다. 국민이 직접 선거한 이후 한국 정치에 대해 거의 거론을 안합니다. 내 몫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번 교단분리 과정에서도 편 가르기에 편승하지 않으니 양쪽에서 비난을 받았습니다. 제가 예언자적 소신으로 깃발을 높이 들기 바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나의 소신은 지금은 예언자(prophet)로서가 아니라 목회자(pastor)로서의 설교자(preacher) 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 설교의 관심은 그날 예배당에 있는 교인들입니다. 진보나 보수 관심 없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교회에서는 그 나라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모든 국민의 깊은 관심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보수나 진보나 설교가 긴박하고 긴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는 대통령이 누가 된다고 해도 자기들의 삶에 무관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민자들의 삶은 생존을 위한 치열하면서 반면에 제한된 시공에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 설교가 왼쪽이니 빨간색이니 헛소리들 하지만 제 설교는 내 교회 교인들의 삶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뜻하심, ‘희년’이 관심입니다. 내 교인들 오늘의 감옥, 지옥과 무덤의 현실에서 해방되고 자유케 되는 그 구원에 관심 가집니다. 그런데 기본적인 예수님 가르침을 교인들의 삶에 적용시키는 그 자체가 차별, 전쟁, 소외, 착취 지향적 그리고 바리새적 가치관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불편하고 불쾌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별소리를 다 들으면서 지금까지 목회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은 설교자로서 나의 소신은 예수님 말씀이지 예수님 죽이는 일에 야합한 집단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목사님의 책을 받고 교회의 소망을 봅니다. 이 시대 교회 회복과 부흥을 위한 중심이 ‘강단 목회’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혼탁할수록 강단에서 하나님 말씀이 바르게 선포되어야 합니다. 진보나 보수나 좋고 나쁜 것 없습니다. 건강이 관건입니다. 새가 하늘을 나는데 한쪽 날개로만 날 수 없습니다. 좌와 우 날개가 모두 건강해야 교회도 나라도 제대로 하늘을 날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