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래전인데 토요일 아침 젊은 엄마가 여러 아이들을 이끌고 교회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아이가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아이들 많은 곳 싫어!”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런데 같은 또래 대여섯날 난 아이가 그 아이에게 “괜찮아. 여기 무서운데 아냐. 재미있어. 여기 무척 재미있어!”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오도록 재촉을 합니다. 그 아이 얼굴이나 목소리에서 뭍어나오는 “여기 무척 재미있어!”라는 말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그 아이의 말을 듣고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아이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특별행사에 동네아이들이 온 것 같은데 교회 문턱 넘어서기를 두려워하는 친구를 위해 문을 열어주면서 들어올수 있도록 용기를 주던 그 아이의 격려의 말과 손짓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웃으면서 다른 친구를 기다려주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우리 어른들에게 너무도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난 한주간 거의 매일 생각과 판단의 실수를 하고 잊어먹은 것 찾느라 많은 시간을 낭비했고 내 마음은 물론 남의 마음까지도 고생시켰습니다. 지나간 인생을 돌아볼때 뭔가 대단한 일 할 것 같은 생각으로 목회를 했지만 30대는 정신없이 지나갔고 40대는 더 정신없이 지나가 버렸고 50대는 그동안 살아온 동력때문에 억지로 밀려가는 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제 60대에 입문하면서 정말 제대로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런 생각을 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의 목회는 그 어린아이가 친구가 교회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던 그런 역활이 아닐까 합니다. 디딤돌과 징검다리 역활입니다.

지난 주중에 젊은 전도사 몇명이 찾아왔습니다. 맨하탄에서 노방전도를 수년간 했는데 용기를 가지고 교회 개척을 해보고 싶다고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으냐 했더니 자기들의 이야기는 들어줄 것 같아서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복음증거하는 일에 성공과 실패가 따로 없는 것이니 하겠다는 마음 자체가 귀한 것이라고 격려해줬습니다. 구체적인 제안서를 가지고 오면 그때부터 내가 도울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고 했습니다. 정말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자 하는 뜨거운 복음의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참 고맙기만 합니다.

길을 건너 가야 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이든 건너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해봐! 한번 해봐! 할 수 있어!” 격려도 해 주고 손 잡아 주고 앞에서 먼저 길 건너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후배들을 위한 사역도 될 수 있고 평신도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사역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도구로 쓰임받을 수 있도록 세상으로 들어가는 일을 열어가는 역활도 생각해 봅니다. 나아가서 게토화된 모습을 벋어나지 못하는 한인교회들이 울타리를 열고 타인종들과 연대하고 소위 말하는 주류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역활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예배 생방송이 좋은 반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뉴욕지역은 말할 것 없고 한국에서도 타도시에서도 우리교회 모든 공예배를 인터넷을 통해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이런 시도 역시 시공을 초월해서 만나고 열어가는 목회의 좋은 채널이 될 것입니다.

월요일 오후에 우리교회 건물에서 중국교회 교인들이 성경공부를 합니다. 지난주간에는 히스패닉 목회자가 찾아와서 히스패닉 목회의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고 합니다. 후러싱에는 120가지 인종과 민족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숙자들도 적지않기에 긍정적으로 그들을 목회의 중요한 부분으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생소하고 두려운 사람들에게 예배당으로 들어와서 예수님 만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문을 열어주는 교회가 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기뻐하실 줄 믿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이민1세들이 더욱 많이 이해하고 양보하고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디딤돌과 징검다리는 항상 먼저 길을 가는 사람이 놓아주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