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동안 목회자 세미나를 인도할 때 가장 먼저 “목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의 자원과 사람의 필요를 사랑의 채널을 통해 연결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나 자신이 ‘사람의 필요’를 제대로 아는 것도 그렇지만 ‘하나님의 자원’ 깊은 곳에 들어가는 노력을 잘 못했다는 반성을 합니다. 세상 자원 의존도가 커서 하나님의 자원을 소홀히 한 것입니다.
제가 작년에 연합감리교회 교단 모임에 많이 참석했습니다. 교단의 결정이 내가 섬기는 교회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교단총회가 끝나고 난 후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렇게 저렇게 실망도 하고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일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살아 계신 하나님이 뜻하시고 일하시는 것을 내가 함부로 단정하고 판단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사람의 지혜와 능력으로 해결책을 찾기보다 하나님을 찾는 일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예수님이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태 6:24)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재물’은 단순히 돈 그 자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나님 대신에 의지하거나 집착하는 모든 물질적인 것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교회가 커지고 헌금이 많이 들어오는 목회를 할 때 하나님보다 재물을 섬기는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예수님은 교회가 그렇게 되는 위험을 아시고 그러지 말라 경고하신 것입니다.
제가 2-30대에 젊은이들과 목회할 때, 같이 잘 먹고 놀은 것만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목회를 한다고 열심이었습니다. 내 딴에는 그것이 ‘성육신 목회’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삶의 현장에서 복음의 역사가 일어나는 목회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참된 ‘성육신’은 하늘의 것이 땅으로 와서 땅을 변화시킨 것인데 하나님께 속한 ‘위의 것들’과 ‘신령한 것’을 사람의 상식과 합리적 사고 또는 시대적 필요에 맞추려 하지 않았는지 돌이켜 보게 됩니다.
어제 목사 몇 분과 대화를 나누다가 교회 건축을 하고 싶은데 돈이 부족한 문제를 걱정하기에 예배당 건축은 돈을 생각하면 이루어지기도 어렵지만 돈으로 쉽게 되면 열매가 좋지 않다는 말을 했습니다. 예배당 건축은 하나님 기적을 체험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사람들이 세워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도와 말씀이 우선되는 ‘하나님의 자원’을 넓히는 것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커지면서 사람들의 자원이 넉넉해 지면 각양각색 좋은 프로그램들이 활발해지고 능력 있는 좋은 사역자들을 많이 확보해서 더 부흥할 수 있는 조건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여기에 독이 담겨 있습니다. 목사들은 자기가 대단한 스타가 된 양 착각하고 교인들은 수준 높은 영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단기선교 많이 다닌다고 하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지극히 피상적이고 사치스러울 수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자원’에 무관심하고 사람들이 잘하는 것에 빠져 예수님과 관계가 없는 일로 바쁘게 됩니다. 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인생 잘 나간다 할 때 조심 또 조심해야 하고 어렵고 힘들 때는 하나님과 가까이하도록 초대하시는 은혜의 때인 줄 알고 감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