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교회 ‘약속의 땅’에서 합동추모예배를 드리고 돌아오니 교회 마당에 ‘가을 축제’를 위한 놀이기구들이 가득하고 어린이들이 행복에 겨워 뛰어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축제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설교를 하라 하기에 늘 변함없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과장된 몸짓과 목소리로 세상 천하 가장 잘 생기고 아름다운 아이들이 다 모여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시작하면 아이들이 늙은 목사가 뭔 소리를 하나 집중해서 듣습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울까 궁금하다고 하면서 뭔가 중요한 것 갑자기 깨달은 듯 “알았다! 하나님이 만드셔서 아름답고 하나님이 사랑하셔서 예쁘구나!” 너스레를 떱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이 부분에서 씩 웃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것 중 최고 작품이 너희들이고 하나님이 최고로 잘하신 일이 너희들을 사랑하신 것이니 인생 살면서 어깨 활짝 펴고 착하고 친절하고 아름답고 선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상 어느 못나고 못된 것들이 그 귀한 진리를 부정하는 말을 하면 듣지 말고 오직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만 기억하라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예수님이 구원하시고 성령님이 능력 주신다는 복음을 꼭 붙잡으라 부탁하는 제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정말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매 주일 어른들에게 설교하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하나님 사랑, 예수 십자가 구원, 성령의 능력 주심 믿고 감옥, 무덤과 지옥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큰 사랑받았으니 시시하게 살지 말고 믿음의 담대함으로 어깨를 펴고 사는 것입니다. 내가 사랑받았으니 나와 함께 사는 사람들 사랑하는 것이고 남 해치는 일 하지 말고 선하고 아름다운 인생 사는 것입니다.
오늘이 성도 추모주일입니다. 교회 묘지가 있는 동네 이름이 Mt. Sinai(시내 산)입니다. 교회 묘지 이름이 ‘약속의 땅’(Promised Land)입니다. 추모예배를 드리면서 보니 자녀를 먼저 보낸 분들이 여러분 계셨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천국에 가는 것을 왜 순서대로 하지 못하시는 것인지 원망스러웠습니다. 하나님은 질서와 화평의 하나님(고린도전서 14:33)이라 했는데 왜 이 질서를 지키지 않으셔서 화평을 깨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몇 년 차이가 나는 것은 그럴 수 있겠지만 부모보다 자녀를 먼저 천국으로 부르시는 것은 크게 잘못하시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좀 하나님이 질서를 잘 지켜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요즘 나중에 나는 어디에 묻혀야 하는지 가끔 생각합니다. 시카고나 애틀란타 아니면 뉴욕일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목회하던 교회 묘지에 묻히는 것이 괜찮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에 교회 무슨 회의에서 저와 아내 자리는 교회에서 주겠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떠날 날이 한참 남았다고 생각들 하는지 적극적으로 담임목사 묘지 제공 특혜에 대한 말이 더 이상 없네요. 그냥 오래 살다 에녹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다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으면 이런 고민 필요 없을 것 같기는 합니다.
어느 분이 언제부터 합동으로 추모예배 드렸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제가 목회하는 교회에서는 늘 그리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가을 어느 날이면 3.8선 가까운 곳에서 이북에 고향이 있는 분들과 함께 부모님 추모예배를 드리고 오셨습니다. 언제 세상 떠나셨는지 알 수도 없으니 그리하신 것입니다. 저도 부모님 묘 제대로 찾아가지 못해 언제나 장남으로서 마음의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어제는 제가 몸이 부실했고 오늘 구역회가 있으니 왕복 3시간 걸리는 먼 길 부담스러워 합동추모예배를 다른 목사에게 맡길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냥 제가 했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먼저 천국 가신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 목사로서 기본을 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잘한 것 같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 모두의 주님이십니다. 우리 교회는 지상과 천상의 성도가 언제나 함께 예배드리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