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는 물론이고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3가지 P가 있습니다. 목적(Purpose), 과정(Process) 그리고 의전(Protocol)입니다. 존재하는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과정과 절차가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잘 이루어 내기 위해 서로 지켜야 할 예의와 관계성을 존중해야 하는데 이것이 ‘의전’입니다. 그동안 저는 교단과 교회의 관계에서 이것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3 P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잘못되면 신뢰가 깨지게 되고 상호 존중이 어려워지게 되어 건강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 교회와 연회의 관계에서도 이 3 P의 중요성을 지키기를 바랬지만 일방적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억울함도 불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담임목사로서 연회 리더십의 교단분리 과정 중단 결정을 받아들였습니다. 감사하게도 교회 리더십이 제 결정을 존중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도 교단을 떠난 교회들은 물론 남는 한인교회들이 상호 존중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인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봅니다. 전시에도 지켜야 하는 ‘제네바 협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포로, 부상자는 물론 민간인 보호에 관한 내용들입니다. 교회 내부는 물론 교단과의 싸움이 오래되면 결국 교회가 지켜야 하는 어린이와 노약자와 교회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어려운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됩니다. 성령강림으로 시작된 초대교회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도행전은 교회가 문제를 어떻게 풀었고 문제를 통해 어떻게 성숙 발전해왔는지 기록했습니다. 문제를 풀어가면서 교회는 개인이나 집단의 이기적 목적이 아니라 성도를 온전케하고 주의 몸 된 교회를 강건하게 세우는 목적을 우선으로 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성령이 도우신 것입니다.
교단과의 문제에서 교회를 떠난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떠난 교인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안타깝게 여깁니다. 교회 임원회가 교단 떠나는 것을 추진할 때 교단을 나가면 담임목사가 은퇴하지 않을 것이고 예배당 팔아 사유화 할 것이라고 반대하다 연회 리더십이 후러싱제일교회 교단 탈퇴를 막았을 때 “우리가 이겼다!” 소리 지르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사람들 가운데 이제는 후러싱제일교회가 동성애를 지지해서 교회를 떠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양심에 화인 맞은 사람들입니다.
3 P 원칙 때문에 저는 사용하는 단어 하나도 조심합니다. 교회에서 교인을 지칭할 때, 태어나거나 살아 온 특정 지역으로 말하지 말라고 합니다. 피부색이나 신체 특성을 지칭하는 말 절대로 하지 못하게 합니다. 어떤 결정을 할 때 주관적이거나 임의적인 판단으로 하지 않고 필요한 과정과 절차를 존중합니다. 내편이라고 봐주고 나와 다른 편이라고 부당하게 하고 그러는 불공평하거나 불공정한 일 없습니다. 모두 예수님 편이고 주의 몸 된 교회를 잘 지키는 일에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제가 처음에 와서 보니 교회에 특권층이 있더군요. 회의 때마다 자기는 함부로 소리 질러도 되는 특권이 있다고 여기는 분을 회의에서 나가도록 했습니다. 자기가 모든 일에 최종 결정권을 가진 것으로 여기는 분에게 그런 권한 없다고 말했더니 교회를 떠나더군요. 교회를 패거리들이 야합하는 정치적 집단으로 착각하는 분들은 교회 리더로 세우지 않았습니다. 교회가 제대로 되려면 서로 지켜야 할 건강하고 건전하고 건설적인 원칙들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어제 아침에 제 페북에 Warren Latham 목사님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총회 이후 연합감리교회에 남아있는 한인교회들은 어떠냐는 질문입니다. 1997년도 애틀란타 갔을 때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던 목사님입니다. 너무 복음적이라 연합감리교회 목사 되기 어렵다고 다른 교단으로 가라는 감리사의 말을 듣고 “하나님, 감리사도 감독도 나를 목사로 인정해 주지 않네요. 하나님이 부르셨으니 나를 쓸모 있게 해주세요” 기도한 후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해서 10명 있던 교회로 파송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Mount Pisgah UMC를 6,000명 교회로 부흥시킨 분입니다. 3,000석 예배당 건축을 마친 후 감리사가 되었습니다. 제가 “아니 왜 감리사를 해요?” 했더니 “나는 연합감리교회 목사로서 감독이 파송하면 가는 사람이니까” 였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지금 GMC 소속입니다. 제 대답은 “우리는 이민교회 문화를 모르는 무례함과 인종차별과 싸워야 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식민지 근성 외부적으로는 신식민지적 구조와 싸워야 하고요. 많은 교회들이 나갔고 많은 교회들이 남았습니다. 나는 아직도 나간 교회나 남은 교회나 상호 존중하고 합력하는 좋은 관계를 위해 기도합니다. 내 관심은 교회 회복과 부흥입니다. 기도해 주세요.”
나는 글로벌감리교회에 워렌 레이템 같은 전통주의 신학을 가진 목사님이 계셔서 감사하게 여깁니다. 연합감리교회는 신학적 성향이 다양하지만, 하나님이 귀하게 쓰시는 목사들과 성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모두에게 함께하실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