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저녁 교단 돌아가는 일을 뉴욕연회 감독께서 설명하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뉴욕연회가 직면한 문제’를 제시하면서 1. 문닫는 교회들(Death of Churches) 2. 타당성의 감소(Decline of Relevance) 3. 지속가능성 약화(Waning of Sustainability)를 거론했습니다. 저는 문제 지적을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몇주전 UMC총감독회의에서 결정한 다수의 만족을 위한 안정 지향적 정치적 결정을 지지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총감독회의가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데 현재 체재를 유지하고자 하는 행정가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감리교는 감독제입니다. 그래서 파송제입니다. 그렇다면 감리교단의 근본적인 책임은 감독에게 있습니다. 그러니 ‘뉴욕연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감독이 문제를 뒤집으려는 결단을 하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해결방안은 교회가 지속가능하도록 타당성있는 목회를 해서 건강한 부흥성장을 이루어내는 목회자들을 배출하고 제대로 파송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문제 분석을 제대로 했다면 해결책 도입을 잘해야 하는데 해결책은 영 다른 곳에서 찾으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저는 연합감리교의 신학과 신앙은 건강하고 건전하며 선교적인 현존하는 최고의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감독제라는 행정 결정구조는 개체교회들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뽑히면 평생직이 되는 감독들의 결정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감독제의 장점은 노예제도라든지 인종이나 성차별이라든지 다수들의 횡포를 막고 진정 교회다운 교회로 존재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약점은 개체교회들의 의사결정이 존중되기 어렵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에 진취적으로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목사들이 파송권 아래에 있으니 감독이나 감리사 눈치를 보는 공무원 문화가 강하게 존재합니다. 원래 감리교 파송제도는 목사들이 신앙양심을 지켜 소신껏 목회하도록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목회자리 유지를 자기 권리로 여기는 ‘성직 노동조합’의 모습을 가지게 되는 현실로 전락한 면이 있습니다. 원래 뜻을 회복해야 합니다.
물론 시대의 문제를 쉽게 해결할 방안은 없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뉴라이트 극우운동에 앞장섰던 김진홍목사께서 쓴 글을 보았습니다. 한국 보수가 망하지 않으려면 먼저 회개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국 보수 세력의 치명적인 문제를 다섯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겨례가 나아갈 비전 제시 능력 상실 2. 민족적 비전 성취를 위한 희생과 헌신의 부족 3. 공부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꿈의 부재 4. 시대정신이 없고 철 지난 구호 되풀이 5. 자기 발전을 위한 개혁정신 결여
그분은 나라가 정상적인 발전을 하려면 보수 우파와 진보 좌파가 공존하면서 균형, 견제 그리고 경쟁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것과 보수가 제구실을 하려면 개혁성과 유연성 그리고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지적은 진보세력에게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아가서 우리교단 리더십에도 절실한 내용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어떤 사상과 이념 그리고 신앙과 신학도 바리새적으로 되거나 파시즘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나라와 민족, 교단과 교회의 문제 어느것도 쉽고 간단한 해법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리더들은 권위와 실력을 담보로 문제를 제대로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야 합니다. 그래야 그 리더십을 신뢰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신뢰가 가능하려면 헌신과 희생이 전제됩니다.
우리교회도 계속되는 변화의 도전이 요구됩니다. 올해에 영어권목회자와 청년목회자가 파송받아 나갑니다. 파송을 기다리는 목회자들도 있습니다. 이것이 연합감리교단의 장점이면서 단점입니다. 우리의 도전은 이런 변화를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교회에 필요한 개혁성, 유연성과 합리성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