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김정호

이번주로 꼭 1년이 되었습니다. 배운 것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난 목회 36년 가지고 있었던 나름대로의 자신감과 당연하게 여기던 전제들을 내려놓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여기에 자유가 있습니다. 제가 살아왔던 도시들과 뉴욕(후러싱)은 많이 다릅니다. 처음에는 이 과정이 어려움으로 느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목회 도전의 소망으로 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애틀란타는 유입되는 한인들이 많기 때문에 목회하기가 보다 수월한 곳이라 할 수 있는데 뉴욕에서도 후러싱 한인인구는 빠져나가는 현실이니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목회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맨하탄을 중심으로 젊은 코리언어메리칸 2세들은 해가 지날수록 유입 인구가 늘고 있기에 가능성과 선교적 사명은 무궁무진합니다. 리디머교회의 팀 켈러목사는 이 시대 교회들이 집중해야 하는 선교적 사명은 대도시 목회라고 주장합니다. 앞으로 뉴욕이라는 도시가 교회의 미래를 열어갈 중심적 선교지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 교단을 포함하여 교회들이 맨하탄과 같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지극히 세상적인 가치관의 영향력이 강한 도시를 떠나 보다 중산층 가족단위로 교회생활이 쉬운 써버브로 나가는 현실입니다. 앞으로 뉴욕이라는 도시가 세계선교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장이 될 것입니다.

후러싱도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간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중산층들이 나가는 것입니다. 중년층들이 교육 환경이 좋은 곳으로 나갔다가 자녀들 키우고 다시 들어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젊은 부모들도 자녀들 신앙교육을 백인들 중심 지역보다 오히려 후러싱과 같은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살고 이민1번지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회 한시간내에 대서양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처음 교회의 어렵고 무너진 현실이 황당하게 부담스러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너진 것들을 다시 세우고 회복과 치유를 보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도 생각해 봅니다. 친교문화가 열리면 좋겠습니다. 문닫고 특별한 사람들만 밥먹는 자리들이 열리고 모든 교인들이 주일이면 함께 작은 애찬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교회 자원이 산만하게 낭비되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수 제자 만드는 교회’ 의 목적에 집중되어야 하겠습니다. 교회환경이 보다 열리고 밝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과시적이고 집단 이기적인 문화들은 없애 나가고 열린 참여와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를 살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교회 일들이 장기적인 기획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아주 드세게 느껴졌던 교인들도 알고 보니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대부분은 부드럽고 사랑이 많은 분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적인 갈망과 예수 잘 믿고 싶어하는 목마름이 우리 교회의 큰 가능성이라는 것 감사 또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