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입니다. 저도 주일 예배 마치면 아내와 어디 가겠다고 별렀는데 거리를 잘못 계산해서 포기하려고 합니다. 인터넷 정보에 뉴욕에서 가려던 도시를 입력했더니 5시간이면 갈만 한 거리라고 나왔는데 막상 계획을 실행하려다 보니 뉴욕 후러싱에서는 정작 9시간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뉴욕 주경계로 부터 5시간이있던 것입니다. 자신이 없어 포기했습니다. 월요일에 Bear Mt. 등산을 갈지 Jones Beach 해변가에 가서 누워있을지 아니면 여기 갈까 저기 갈까 고민하다 피곤해서 어쩌면 그냥 집에서 쉴것 같기도 합니다.

뉴욕이란 동네는 제가 이제껏 살던 동네에 비해 모든 것이 빠르게 예고없이 그리고 강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사택에 살다보니 교회 돌아가는 모든 것들이 담임목사에게 아주 가깝게 접근합니다. 주초에는 시카고에서 열린 한인총회 긴급모임이 있어 이틀간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토론의 자리에 있다가 수요일에 왔더니 교회 쓰레기통 불이 나서 소방대가 출동하고 소예배실에 무숙자들이 밤이면 몰래 들어와서 자는 문제로 교회안전문제 대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이번 주는 이요섭과 박재용목사는 파송받아 떠나고 다른 목사들은 청소년과 청년들 각각 수양회에 가서 없고 오기로 한 사역자들은 아직 오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가지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번주 애틀란타에서는 소녀상 건립행사가 있어 건립위원장께서 그동안 기도해줘서 고맙다고 카톡을 보내셨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워싱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통령 환영만찬에 참석한다고 들뜬 마음들을 전해왔습니다. 토요일 오전에는 뉴욕 우리교회(조원태목사 담임) 청소년들이 이번 달 중순 독일에 간다고 제 사무실에 왔습니다. 2년전 한국 평화국경선학교에 가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공부를 하고 올해는 독일에 가서 독일민족의 통일을 공부하러 떠나면서 저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찾아온 것입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교회, 목사, 청소년들이었습니다. 나는 오전 회의에서 쓰레기통 화재, 교회복도에서 나는 지린내, 교회건물에 무단출입하는 무숙자들의 문제와 여름학교 어린이들 안전문제를 고민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홀로 사무실에 앉아 그런 고민을 하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다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조금도 기분이 나쁘지않고 왠지 이민생활 다시하는 것 같은 활기와 교회부흥의 기대에서 오는 꿈틀거리는 생동감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오늘 새벽 욥기 본문의 영향인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23:10)

멀리서 목회하는 친구가 얼마 전에 혈압문제로 병원을 간다고 하면서 요즘 기운도 없고 머리가 어질어질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좀 쉬어야 하는데 나는 어떻게 쉬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더 힘들지?”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배웠지만 시간을 내어 쉼을 얻는 것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우리들이 그렇습니다.

지난 한주간 특별히 마음과 생각이 분주했습니다. 오늘 예배 잘 드리고 내일까지 연휴 어떻게 해서도 잘 쉬기를 빕니다. ‘쉼’(rest, sabbath)은 곧 ‘숨’ 곧 생명(life)입니다. 내 사무실에는 김지하씨가 쓴 ‘빈터에 바람’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빈 공간이 있어야 하나님의 바람(spirit), 생명의 기운이 맴돌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안식’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논다 또는 좋은 곳에서 쉰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역으로 더욱 가까이 그리고 깊게 들어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참 쉼, 거룩한 안식, 생명의 숨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