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급하게 지나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요즘 그 시간 속에 담겨있는 은혜의 사건과 사람들, 그리고 하나님 사랑에 주목하고 집중하는 훈련을 합니다. 또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기쁨과 행복의 이삭을 줍는 연습을 합니다. 이번 주간 인디언썸머인지 가을의 입구에 100도가 넘는 더위가 찾아왔기에 베이사이드 Fort Totten에 나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데 몸을 감싸는 바람이 너무 정겨웠습니다. 몇 달씩이나 새벽기도 구약본문이 죄에 대한 징벌과 우상을 때려부수고 가나안 족속을 멸족시키라는 하나님 명령이 반복되기에 힘들어서 주어진 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과 은혜와 복이 담긴 말들을 찾아내는 노력을 했습니다. 단어 한 마디 좋은 것 찾으면 새벽기도 시간에 교인들께 그 말을 사용해서 손주들에게 축복기도를 해주라고 말씀드렸는데 정말로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니 참 좋습니다.
말을 하면 되는 일에 심통 부리는것을 어린이들이 아니라 나이가 든 분들 가운데서 보게되니 요즘 교회에서 말하는 훈련이 얼마나 필요한지 많이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아름다운 말을 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며칠 전 큐티리더모임에 권사님 한분이 자신이 어느 모임에서 발언을 하고는 자기성찰과 반성을 하는 가운데 마음이 많이 아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평상시 거의 말이 없으신 권사님 한 분이 아주 단호하게 한 마디를 합니다. “제가 듣고 보니 그것은 권사님의 (교회를 사랑하는) 열정이예요. 잘하셨어요.” 저는 조용하기만 한줄 알았던 권사님이 마음 아파하는 다른 분에게 그리 강하게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가정도 교회도 어떤 사건과 상황을 아름답게 이름 붙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그날 저녁에 어린 젊은이를 천국으로 보내는 예배를 드려야 했는데 많은 교인들이 와서 진심으로 아파하면서 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날 낮에 있던 큐티리더모임에서 권사님 한분이 “목사님, 오늘 장례예배는 우리 꼭 가야해요. 그 가족이 홀로 아파하기에는 너무 슬픔이 커요.”했던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정말 어렵고 외롭고 힘든 가정이 홀로 감당하기엔 분량이 큰 아픔과 슬픔에 함께 아파해야 한다는 교인들의 마음이 아름다웠습니다.
지난 토요일 맨하탄 청년선교센터 입당예배를 드렸는데 권사님 한분이 수줍게 저에게 오시더니 봉투하나를 주시고 도망치시듯 가셨습니다. 나중에 보니 $5,000이나 되는 현금이었습니다. 봉투에 아무것도 쓰지 않으셨기에 용도를 확인하려고 권사님을 찾아서 “권사님, 이것 ….”이라고 말씀드리려는 순간 뒤를 보지않고 그냥 뛰어가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청년선교센터 입당예배를 드리는 날이 었으니 건물개조비용으로 쓰여지기를 원하셨다고 생각해서 교회에 드렸습니다. 교회를 위해 드리기를 사모하는 교인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감사하기만 합니다. 교회 중요한 때마다 연세 드신 권사님들이 아껴서 모은 돈을 하나님의 일을 위해 드리기를 사모하시는 모습을 볼때마다 그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와 감동을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교회 가장 큰 변화를 말할 때 ,회의시간에 오가는 말이 부드러워지고 편안해졌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교회는 안전한 장소(safe and secure)가 되어야 합니다. 억누름을 당한다거나 특정한 사람들만 발언권이 보장된다거나, 의견을 내었다고 인신공격을 당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요즘 교회 이곳 저곳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말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고, 귀하게 여겨주는 마음이 나누어지는 것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이런 모든 변화가 기도와 말씀이 중심이 될 때 일어나는 교회의 아름다운 변화인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