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 신학교육에서 설교를 준비할 때 말씀(text)이 놓여있는 ‘삶의 자리’(sitz im liben)를 살피는 것과 ‘의심의 해석학’(hermeneutics of suspicion)이 중요한 방법론이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 그 말씀이 어떤 역사, 사회, 문화적 정황에서 쓰여진 것이며 말씀이 들려진 사람들의 삶의 자리는 어떤 것이었는지 살피는 공부를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 말씀이 들려지는 오늘 교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가 어떤지 알기위해 설교자는 오늘의 현장으로 내려오는 훈련(contextual analysis)을 해야했습니다. ‘의심의 해석학’은 뒤집어서 보는 훈련입니다. 남자는 여자의 입장을, 백인은 흑인의 입장을, 기업가는 노동자의 입장을 보는 훈련입니다. 그래서 항상 ‘선입감과 전제를 객관화’하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영어로는 ‘testing your own assumption’이라 해서 내 생각을 절대화 하지 말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보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설교에서 하나님 말씀과 교인들 삶의 자리, 그리고 설교자인 나 자신이 만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방적인 정답이나 획일적인 인포메이션 주입이 아니라 설교에서 만남과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하나님 말씀이 만나야 ‘그리스도 사건의 현재화’(Christ event here and now)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사건의 현재화’는 누가복음 4:21에서 예수님이 ‘말씀이 들리는 자들에게 오늘 이루어졌다”라고 하신 하나님 은혜의 해 선포의 내용이 오늘 우리들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제가 설교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끔 제 설교로 인해서 시험받으시는 분들을 위해 제 설교를 변명, 해명,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설교에 대한 반응이 다양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어머니주일(어버이주일)입니다. 이날 설교는 부모공경에 집중해야 하는데 저는 가끔 시어머니들에게 며느리에게 함부로 하지 말라는 설교를 하기도 하고 자녀들에게 부담주지 말고 노인아파트 가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좋다고 그러니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들이 없지 않습니다. 거기에다가 덧붙여서 부모들에게 아이들 너무 집착하지 말고 부모 스스로의 행복을 먼저 찾으라고 설교를 했던 어느 해 어버이주일 설교 평가가 나왔는데 시어머니들의 모임에서는 제 설교가 의도적으로 며느리들에게 잘보이려는 설교였다는 결론을 내렸고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는 제 설교가 무자식 상팔자니 강아지나 키우라는 결론이었다는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5월 가정의 달 우리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고 깊이 생각하고 실천하게 됩니다. 생각에만 그치면 안되고 정말 이땅 천국을 이루는 가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부모님께 효자되고 아내에게 사랑 받는 남편비결 십계’라는 글이 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것 같지만 가정의 달에 이 비결을 터득할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1. 어머니 앞에서는 어머니편, 아내 앞에서는 철저하게 아내의 편이 되어주자. 2. 아내의 시집 식구들 앞에서는 철두철미하게 아내의 방패막이가 되어주자. 3. 내 부모님께 효도하듯 장인 장모님에게도 똑같이 해 드린다. 4. 처가의 애경사를 빠짐없이 기억하자. 5. 성경의 원리대로 부모를 떠나 아내와 둘이 하나되어 살아가는 비결을 터득하자. 6. 여자의 마음, 아내의 마음을 연구하자. 7. 부모 앞에서 처가 식구들을 비판하지 말자. 8. 부모와 아내 사이에서 방황하지 말고 아내와 온전히 하나를 이루자. 9. 아내가 마음이 답답해 할 때 그 이유를 끝까지 들어주자. 10. 평상시 부모님께 잘해드리고 가끔 아이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아내와 여행을 떠나자.
여러분의 모든 내일이 오늘보다 더 행복하고, 지금보다 서로를 더 사랑하는 가정 이루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