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로마제국: 너희 기독교인들은 너무 폐쇄적이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신들(deities)을 존중하지 않음으로 사회질서를 어지럽힌다. 현대서방세계: 너희 기독교인들은 너무 폐쇄적이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의 정체성(identities) 을 존중하지 않음으로 사회질서를 어지럽힌다.”(팀 켈러)
저는 지난 6월초에 모였던 뉴욕연회를 기점으로 ‘보수’목사가 되었습니다. STAND(Scripture’s Timeless Authority Never Dismissed)라는 단체가 거듭나고 성령충만하고 성경중심이면서 성경의 진리를 세상 가치관과 타협하지 않는 크리스챤들의 모임이라고 썼기에 그 모임 지지 성명서에 서명하고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뉴욕 변두리 시골에서 목회하는 나이 많은 백인 남자목사들과 카리비언과 히스패닉계 역시 나이 많은 여성목사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정규신학교를 나오지 않아서 정회원 목사안수를 받을 수 없는 ‘본처목사’(local pastor)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이 MIND라고 하는 뉴욕연회 동성애자 목사안수 지지모임의 영향력에 맞서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MIND라는 모임은 거의 모두 젊은 진보목회자들이면서 연회내에서 영향력있는 목회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엘리트 중심입니다. STAND측은 연회 회의 중에 제대로 발언을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회의진행법에 익숙하지 않고 목적달성을 위한 정치력 수단과 영향력이 미약했습니다. MIND 관계자들은 연회 내내 치밀한 전략으로 자기들의 목적을 이루어냈습니다. 뉴욕연회 대다수의 목회자들은 MIND 입장을 지지하니 당연히 이들이 압도적으로 모든 것에서 우세했습니다.
제가 STAND라는 모임으로부터 총대추천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게되니 MIND 추천을 받은 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전제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나중에 확인이 되고서는 황당해하는 사람들이 적지않았습니다. ‘성경적 진리’를 지켜내겠다고 하는 STAND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이 사람들과 함께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우리교단이 ‘열린 마음 열린 생각 열린 문’(Open Heart Open Mind Open Door)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것으로 말하지만, 대다수의 한인교회가 가지고 있는 보수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실제적으로는 소외시키는 문화와 씨스템에 대해 저는 온당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STAND 사람들의 모임에서 동성애자 혐오나 인권침해 발언을 글로도 말로도 보지못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동성애자 목사안수 반대 입장입니다. 그런데 내가 판단하는 것은 이들이 동성애 이슈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성경이 불변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그 진리를 지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불변하는 진리가 있고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하는 진리도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모든 인간의 정체성을 교회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용납해야 한다는 주장의 내면에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에 대한 불변하는 진리 구원론 자체를 상대화 하려는 것과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교회론의 결여가 있습니다.
사회는 물론 교회에서도 소수민족이나 소수자들의 인권과 인간적 존엄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수로 규정당하는 위험을 알면서도 STAND의 입장에 서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구원과 교회가 예수의 몸이라는 구원론과 교회론을 부정하려는 시도들에 대한 저항입니다.
젊어서 진보로 규정될 때는 교권을 보수가 잡아 외각으로 밀렸는데, 이제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는 보수로 규정되어 뉴욕연회를 좌지우지하는 진보의 경계와 견제를 받고 변두리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옛날 “내가 아니면 지구를 누가 지키냐?”는 코메디 멘트가 있었는데 요즘 내가 교회를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킬 것이냐는 소리를 지르는 기분입니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정말 교회를 잘 지켜내는 보수가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