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국에서 떠나오는 금요일, 조국 법무장관 후보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조국을 지켜내려는 민주당과 무너뜨리려는 한국당의 치열한 공방전을 보면서 청문회가 있기 한 주 전에 광화문에서 보았던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라는 모임과 태극기와 성조기를 휘날리며 문재인 타도를 외치는 노인들이 극렬하게 대치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저는 “하나님 나라는 말이 아니라 능력에 있다”(고전 4:20)는 성경말씀을 많이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하고 맞는 말을 한다고 해도 그렇게 살지못하고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허공을 때리는 소리가 됩니다. 조국 후보를 ‘강남좌파’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부정적으로 이 말은 자기 삶의 자리는 기득권 특수혜택을 유지하면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엘리트 특권층이지만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좌’나 ‘우’는 앉아 있는 자리의 개념입니다. 어느 ‘좌’라도 그 오른쪽은 ‘우’가 되는 것이고 왼쪽은 ‘좌’입니다. ‘좌’나 ‘우’나 그 자체는 선과 악이나 옳고 그름이 아니고 앉아 있는 자리일 뿐입니다. 그러나 ‘좌’와 ‘우’가 민주적인 과정과 상호존중을 통해 세상을 발전해 나가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헤겔의 ‘정반합’ 이론입니다.
정반합(正反合, thesis, antithesis, synthesis) 이론은 끊임없는 정과 반이 합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발전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위키백과의 설명에 보면 “’정’은 어떤 것이 모순적 면모를 지닌 상태로 있는 것을 말한다. 이 ‘정’을 부정하여 모순을 털어버린 상태를 ‘반’이라 한다. 하지만 ‘반’은 모순을 극복하였다고는 하나, 이 세상 모든 물체들은 모순적 면모를 지닐 수 밖에 없으므로, 그것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한 상태인 ‘합’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합’ 또한 모순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합’은 다시 ‘정’이 된다. 이러한 식으로 반복하다 보면 진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 정반합 이론이다.”
사도바울은 ‘합’에 대해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8:28) 그러니 ‘합’이 가능하려면 하나님 사랑과 뜻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아닌 사탄마귀의 마음과 뜻을 가진 자들은 아무리 열심히 소리내고 일을 해도 악의 도구가 됩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나라는 말이 아니라 오직 능력에 있다.”(고전 4:20)고 했습니다. 능력에 있다는 것은 열매를 말합니다. 교회 안팎으로 교회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원론적이고 이상적인 말 많이하는 평론가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말처럼 쉽게 된다면 세상 아무 문제없을 것입니다. 가정도 교회도 땀과 눈물없이 말과 생각만 가지고 되는 일은 없습니다.
금요일 밤 저를 공항에서 픽업한 전도사에게 교회 별 일 없었는지 물었더니 “무씨 심은데서 싹이 났습니다. 그래서 교인들이 요즘 기도원에 자주 올라가십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래서 “아니 그것이 중요한 보고야?”했더니 그 전도사 말이 “싹이 나는 것을 걱정들 하시고 싹을 보니 기뻐하시네요”합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작은 행복에 기뻐하는 분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동문서답 같지만 진정 교회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현자의 답이었습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면서 소리만 내는 ‘좌’와 ‘우’는 세상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씨를 뿌리고 싹을 기다리고 싹을 키워 열매를 내려면 땀흘림과 수고와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