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일자 CNN 인터넷 뉴스에 “미국에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보다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적이고 무지한 언행과 공격이 확산되고 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저는 28년전 로스엔젤레스 폭동을 목격했기 때문에 이런 뉴스에 항상 예민합니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이 큰 현실이지만 역사를 보면 이런 때에 그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들을 희생양 삼는 일들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코로나 19’가 epidemic(전염병)에서 pandemic(세계적 유행병)으로 확산되는 위협을 보면서 실제적인 질병으로 인한 피해뿐만 아니라 특별히 미국에서, 인종차별적 파괴의 현실로 확장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 국가적인 위기의 때에 의료인들을 위시하여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기 생명을 내놓고 헌신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이 드러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내 조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직간접적으로 미국에 살고있는 나에게도 영향이 있습니다. 자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지켜내야 할 것은 당연히 지켜내야 합니다. 잘하는 일입니다. 우리 교인들 가운데도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집에서 2주간 자가격리하고 계신 분들이 계십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열이 높거나 기침이 심한 분들도 본인의 건강만이 아니라 공공건강을 위해 스스로 불 필요한 외출을 삼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19’가 세계인을 위협하면서 동시에 동양인들에 대한 거부와 차별을 세계화 하고 있는 현실도 걱정스럽습니다.
여러 곳에서 중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언행을 함부로 하는 일이 쉽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한인들도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당해야 하는 무례한 언행이 많아지고, 후러싱 지역에 중국식당 뿐만 아니라 한국식당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가 확산을 철저히 막아야 하고 개인들은 건강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때 일수록 예수믿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신앙이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나라가 어렵거나 질병이 확산될 때 과장된 가짜뉴스로 두려움과 불안을 조장해서 어렵게 하는 일들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 설교 중에 뉴욕 9.11 때도 그랬고 태국 쓰나미 때도, 아이티 지진 때도 하나님의 심판이니 저주니 하면서 ‘예수 잘 안믿어서 그렇다’고 설교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교회도 주시하고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확산의 기가 꺽이고 확진자 치료 방법이 발견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런데 이런 어려울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없는 열악한 사람들입니다. 교회가 이런 분들을 잘 찾아내서 도울 길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 신앙적으로 깨달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환경파괴는 물론이요 하나님 창조질서를 어지럽히는 행동들, 몸에 좋다고 하면 인간들이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마구 먹어대는 무지한 짓이 지적되었습니다. 확인이 안된 것 이지만 세균전쟁에 쓰려고 세균을 키운 연구소에서 시작되었다는 의심도 나왔습니다. 핵무기가 악한 전쟁도구라면 세균전쟁은 폐륜적이고 사탄마귀의 도구입니다.
한국 교계는 이번에 예배당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현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국에 있는 교회들에게는 이와같은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은혜인지 깨닫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공위생도 이제는 교회가 잘 지켜내야 할 것이고 함께 모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흩어져서도 존재하는 교회로서의 역활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우리는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이 얼마나 악한지도 보았습니다. 자기 목적달성을 위해 엄청난 파괴적인 일을 정당화하는 악한 집단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세계적 유행병(pandemic)과 같은 어원에서 나온 Pandemonium은 밀톤의 소설 ‘실락원’ (Paradise Lost) 에 나오는 지옥의 중심부입니다. ‘파라다이스’는 구원받은 자들이 최후심판의 날에 부활을 기다리는 곳입니다. 그런데 실제적 ‘판데믹’의 반대어는 ‘샬롬’(Shalom)입니다. 하나님으로 인해 모든 것이 제자리에 놓이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것이 평화이고 온전함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 19’로 인한 ‘판데믹’한 현실이 하루빨리 하나님의 ‘샬롬’이 되기를 기도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