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는 필수적인 곳이니 이번 주일부터 예배를 드리도록 열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연합감리교회 감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 발언에 대해 즉각 비판의 소리를 높였습니다. 트럼프는 “교회는 기도하는 곳이다. 기도가 필수적이니 빨리 열어야 한다”고 발언하고 감독들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 더 철저하게 준비된 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물론 저는 그동안 그의 언행을 보아서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를 걱정해서 그런 발언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코로나 사태는 이런 어이없는 코메디 아닌 코메디를 가능케 합니다.
문제는 계속되는 트럼프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인해 나라가 제구실 못하고 피해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 국민을 살리려는 일에 집중하기 보다 자기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일에 매달리는 그를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말라리아 치료약이 코로나에 효력이 있다고 발언하고 자기도 복용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사재기를 해서 정작 그 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약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그가 거론한 클로락스나 동물 구충제를 마시고 생명을 잃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가 말을 하면 따르는 사람들이 미국에 많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으니 마스크 쓰는 것을 자유의 침해라고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페트릭 핸리의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미시간에서는 자가격리를 풀라고 주 청사에 총을 들고 시위를 하러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신기한 것은 백인들이 총을 들고 주 청사에 들어와 시위를 해도 경찰들은 그들을 범죄자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흑인들이나 다른 인종들이 그랬으면 경찰만이 아니라 군대까지 동원해서 잡아 들였을 것입니다.
지난 주간 알라바마 어느 침례교회에서는 교회 안내판에 “흑인들은 백인들의 교회에 들어오지 말아라”고 크게 써놓은 것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코로나는 인종차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정당화 시키고 있는데요, 이 중심에는 트럼프가 만들어내는 언행이 있습니다. 생명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사명인데, 미국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10만을 넘었습니다. 문제는 트럼프를 가능케 하는 것이 ‘보수 복음주의 백인 기독교’입니다. 그를 하나님이 세운 대통령이라고 옹호하는 이들이 복음주의 신앙을 가졌다는 백인들의 70%라고 합니다. 보수와 복음주의라는 말이 이렇게 왜곡되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현실입니다.
앞으로 교회가 열릴 것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모든 UMC교회는 연회 감독실의 지시를 따릅니다. 감독은 주지사와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도 감독실의 지침에 따라 예배당을 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준비작업이 완료되면 감독실의 확인증명을 받고 열도록 되어있습니다. 방역과 더불어 마스크, 세정액은 물론 온도측정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예배당에 들어오는 교인들의 온도를 재야 하는 이런 기가막힌 일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요. 우리가 많이 인내하고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 나아가 이런 과정을 통해 환란에서 인내, 인내에서 연단을 통한 소망에 이르고 정금같은 믿음으로 새롭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뉴욕이 코로나의 중심지가 되다 보니 걱정하고 기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며칠 전에는 한국에서 이제 겨우 교회가 자립을 하였지만, 여전히 어렵게 사는 목사로 부터 “목사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저희가 미국 생활할 때 받은 사랑에 비하면 너무 적지만 저희 부부의 마음이니 꼭 받아주세요” 편지에 돈을 보내왔습니다. 그가 보내기에는 큰 금액 이었기에 돌려보내려 했지만 못했습니다. 그 자신이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팠던 것을 제가 잘 압니다. 아픔이 뭔지 너무도 잘 아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감히 돌려보낼 엄두를 못냈습니다.
은퇴하신 목회자 어른들께 마스크를 보내 드렸습니다. 목사님 한 분이 헌금을 보내오시면서 “김목사님, 어렵죠? 힘내요. 기도합니다”라고 쓰셨습니다. 많이 연로하신 어른께서는 6.25때 주일날 숨죽여 찬송 부르고 성경 읽으며 예배드리던 시절을 말씀 하면서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이고 고난을 겪는 만큼 교회는 믿음이 커진다며 기도하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제 비가 오는데도 한 시간 전 부터 급식바구니를 받으려고 교회 울타리에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집안에 있는 현금을 모두 모아 가지고 와서 이웃돕기에 써달라고 하신 교인들이 여러분 계십니다. 제가 헌금을 가지고 오신 권사님께 “저는 교인들 건강이 우선이기에 급식프로그램 은근히 하지말라고 말을 해도 이렇게 열심이시네요”했더니 권사님 말씀이 “목사 말 다 그대로 들으면 안돼죠”하면서 웃습니다. 어려울 때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입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