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 해방의 역사는 나일강에 자기 아들을 나무상자에 넣어 떠나 보내야 하는 어머니의 슬픔으로 시작되고, 인류 구원의 역사는 마굿간에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 어머니의 아픔으로 시작됩니다. 출애굽 히브리 백성 해방의 영웅인 모세 이름의 뜻은 ‘물에서 건져 내었음이라’이고, 예수는 ‘죄에서 구원하는 분’입니다. 해방과 구원역사는 모두 아무것도 그리고 아무 말도 못하는 어린 아기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모세는 자기 자신이 민족의 지도자라는 자의식이 강할 때 하나님은 그를 미디안 광야에서 40년 푹 썩게 하신 다음 쓰셨고, 예수님은 목회시작에 앞서 40일 광야에서 금식하면서 세상 꼭대기에 오르게 해주겠다는 사탄의 시험을 이겨내셨습니다.
복음은 죄인에게 임하는 십자가 은혜의 선물이고, 율법주의는 자기가 의인이라는 영적교만의 바벨탑을 쌓는 것입니다. 어쩌면 노자가 말하는 ‘하지 않음으로 함’(Non-Doing)의 가장 큰 실현이 말구유에 놓인 아기 예수일 것입니다. 이 복음의 역설적 진리가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이루신 인류 구원 하나님 사랑 완성입니다. 이 복음이 두려워 예수를 집요하게 죽이려 했던 것이 바리새인들의 율법주의였습니다.
2020년 세계 가장 첨예한 분쟁의 중심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그 나라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의 국민훈장을 대한민국 이자형 대사가 받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유엔본부에 계셨던 이자형집사님은 항상 “목사님 제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에 다시 가게되면 성지순례 제가 모실께요” 했습니다. 왜 그렇게 이스라엘이 좋은지 물으면 “유대광야에 나가면 하나님의 임재를 온 몸으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마른 땅인데, 유대광야에 나가면 온몸으로 느껴지는 거룩함이 몰려온다고 했습니다.
코로나로 온 세상이 어려운 때 미국증시 Dow Jones 지수가 3만을 넘어섰고, 올 해 미국에서 집을 판 사람들의 이익이 $1조를 넘었다 합니다. 그런데 그 뉴스와 동시에 보도된 것이 The Zappos 창업주 Tony Hsieh가 마약과 술에 빠져 살다 비참하게 인생을 마쳤다는 것입니다. 그와 같이 엄청난 성공을 이룬 젊은 억만장자들 70%가 자기 파괴적인 인생을 살아간다는 기사 내용을 보면서 생각한 것은 예수님이 “누구나 오라”(for whosoever) 하신 말씀입니다.
아기 예수가 오십니다. 오셔서 아무 말 하지 못하고 가만히 계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신앙의 도전은 말 구유에 놓이신 아기 예수에게서 인류 구원 역사를 시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성지순례를 하면 건물 구경 다니지 말고 땅과 하늘이 만나고 멀리서 불어오고 몰려오는 비 바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유대 광야에 나가야 한다고 말해 준 이자형 집사님 말씀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뉴욕, 여기도 유대 광야일 것입니다. 어떤 광야의 현실을 살아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면 사람이 내쉬는 한 숨이 하나님 불어주시는 성령의 바람이 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경기가 어려운 현실을 보면서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뉴욕에 오면서 캘리포니아 두레마을에 있던 조규백 목사가 애틀란타로 왔습니다. 계획했던 일이 있습니다. 조목사는 농사일, 나성에서 목수일 하면서 목회하는 강성도 목사는 집짓는 일, 그리고 위스칸슨에서 미국교회 목회를 하는 이동수 목사의 자연치료를 주제로 자기 스스로 어느정도 사는 것을 배우는 모임을 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날이 풀리면 우리 기도원/농장에서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코로나 사태가 준 세상을 다시 생각하고,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드는 시간과 공간 속으로 들어가는 훈련을 합니다. 그 속에서 내 삶에 오신 주님으로 인해 일어나는 그것들을 보고 느끼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