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또한 졸업시즌이기도 합니다. 제 집안에도 코로나 기간동안 손자도 생겼고, 이리저리 자기 길 찾으려고 인생 우회하던 아들이 법대를 졸업 했습니다. 정신없는 시간 속에서도 아이가 태어나 자라고 아이들은 자라서 어른이 되고 어른들은 늙어가는 세월의 엄연한 흐름을 진하게 느낍니다. 두 주 전에는 애틀랜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시고 온 가족 대학 탐방 길 중에 우리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이 엄마가 제가 그 아이 세례를 줬다고 하면서 기도해 달라고 하는데, 세월의 흐름은 물론 목사로서 축복의 사명이 큰 은혜로 강하게 몰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 아빠가 청년시절 어려울 때 맨해튼 선교센터에 있던 교회에서 신앙생활 했었다며 “후러싱제일교회에서 그 건물을 인수하고 청년선교 센터로 만드셨다는 소식에 너무 놀랬어요.”합니다. 뉴욕에 살던 청년이 애틀랜타에서 아버지되고 그의 딸이 청년이 되어 이쪽으로 대학에 들어가기 까지 세월이 흐른 것입니다.

어제 보니 연세 가장 많으신 남선교회 회원분들이 교육관 청소를 열심히 하시는데, 어린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신앙생활 할 수 있기 까지는 보이지 않는 어른들의 헌신이 있어 가능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옛날 제가 섬기던 교회 예배당 건축위원장 장로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목사님, 우리도 우리가 심지않은 나무에서 열매를 먹었습니다. 우리도 우리 후손들을 위해 오늘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요즘 후러싱제일교회 뉴스가 교단 신문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번주에는 코로나 기간동안 뉴욕연회 소속 소수민족 교회들이 파트너가 되어 지역사회 급식프로그램을 확장시키는 일을 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평상시 지역사회 선교에 별로 참여 안하던 교회가 급하게 급식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경험이 없어 고생할 때 오랜동안 급식프로그램을 잘하던 히스패닉과 흑인 교회들의 도움으로 확장하게 되었다는 기사입니다. 덩치는 커도 이런 것 잘 못하던 교회는 후러싱제일교회이고 교세가 작은 교회들이 도와줘서 오병이어 기적과 같은 역사를 이루어냈다는 아주 감사한 기사였습니다.

두 주 전에는 독립영화 ‘Happy Cleaner’(행복한 세탁소) 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는데, 그 영화를 제작하고 감독한 젊은이들이 모두 후러싱제일교회 출신이고 영화를 찍은 장소가 후러싱제일교회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이 부모의 이민생활 고생한 것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미국 이민 초기 어려움을 영화화한 ‘미나리’가 요즘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키는데, 같은 시기 후러싱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이민 1번지 후러싱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어서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에서 아버지로 나오는 배우가 제가 40여년 전 보스턴 대학 캠퍼스 목회할 때 중추적 역할을 했던 학생이었고, 지금 맨해튼에 있는 Morningside UMC 담임 류영철 목사입니다. 요즘 보면 맨해튼에 한인목회자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우리 청년선교센터와 더불어 앞으로 목회파트너가 되어 합력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있어 무척이나 감사합니다.

가정은 물론 교회도 세대간 이기주의나 개 교회 이기주의가 무너지고 자원과 은사를 나누는 파트너쉽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기간동안 우리교회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온라인 예배에 다른 교회 학생들이 들어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상부상조 상생의 중요성이 교회에 절실하게 경험되었습니다. 앞으로 작은 교회 큰 교회 이런 개념들 없어질 것입니다. 작거나 크거나 자기 은사대로 쓰임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질 것이고, 사역의 공유화 시대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목회와 선교 파트너쉽 시대에 쓰임받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