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고 김성남 목사님 사모님과 유태영 목사님 장례가 뉴저지에서 각각 있어 다녀왔습니다. 김성남 목사님은 제가 80년대 목회를 시작할 때 감리교의 대표적인 부흥사이셨고 뉴욕 아스토리아 교회를 위시해서 많은 교회를 개척하셨습니다. 유태영 목사님은 제가 보스톤 한인교회 부목사로 있을 때 부흥회 강사로 오셨는데, 설교를 저렇게 잘할 수 있는 것이구나 감동을 받았던 어른입니다. 훗날 유목사님 목회하시던 뉴욕 브롱스 한인교회 부흥회를 제가 인도한 적도 있습니다. 유목사님은 8-90년대 이민목회 성공적으로 하셨지만 북한에 어머니를 만나러 다녀오신 이후 대표적인 ‘친북인사’가 되셨기 때문에 말년에 많이 고생하시고 외로우신 시간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 선배 목사님 한 분이 저를 보더니 “은퇴목사들이 김정호는 왜 옛날 목사들 장례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을 하는지 궁금해 한다”하십니다. 제 답은 “저만큼 선배어른들에게 많이 야단 맞고 구박 받은 목사가 없잖아요.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야단치시는 어른들 사랑이 많이 그립습니다”였습니다.
지난 화요일 브루더호프 공동체를 다녀왔습니다. 아미쉬와 메노나이트 중간이라고 하면 딱 어울리는 사유재산이 없이 함께 노동해서 나누며 성경적 삶을 이루고자하는 신앙 공동체입니다. 예수 제자도 지킴, 평화를 만드는 일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일에 집중합니다. 뉴욕 브루더호프에서 유일한 한인 가정인 박성훈 형제 내외가 공동체 가장 귀한 곳을 소개한다고 하면서 묘지를 보여줍니다. 아주 정성스럽게 아름답게 꾸며놓은 공동묘지입니다. 놀라운 것은 브루더호프 공동체에서 결혼식을 한다거나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할 때는 공동체 묘지에서 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들에게 가장 소중한 곳, 앞서 천국에 간 믿음의 식구들을 모셔놓은 곳이고 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기 때문입니다”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길 가시는 것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면서 어디로 가는지 너희들은 안다고 하시니까 도마가 그 길을 어찌 알겠느냐고 질문합니다. 그때 예수님이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 14:6)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그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 천국을 누리는 것입니다. 그 믿음으로 살다 세상 떠나면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다고 예수님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공동체 묘지가 천국에 가장 가까운 곳이고 가장 아름답고 귀한 곳이기에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믿음이 제게 감동이었습니다.
오는 8월4일 수요일 저녁에 줌미팅으로 한어회중 창립 5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모임을 하려고 합니다. 어느 장로님 말씀이 지난 50년 후러싱제일교회를 섬기다 먼저 천국 간 성도들을 가장 귀하게 기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면 좋겠다 부탁을 합니다. 교회 묘지 ‘약속의 땅’에 가족들이 가끔 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정자라도 하나 세우자고 합니다. 어느 분은 교회 마당 한구석에 추모가든(memorial garden)을 만들자고도 합니다. 구약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기억’(remember)입니다. ‘기억’을 통해 하나님이 택한 민족의 일원으로 그리고 하나님 영원의 구원역사에 연결(re-member)되는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깨달은 것 가운데 하나가 빨리 가려고 하고 뭔가 많이 하거나 대단한 일 하려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 나라 이루는 일에 쓰임 받고, 죽어 세상 떠나면 천국영생 부활승리 누리는 일에 최선 다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