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가 뉴욕시에서 작년부터 실행한 건물 열효율 평가에서 F 를 받았습니다. 어찌 빵점이냐 했더니 부목사 한분이 빵점은 아니고 100점 만점에 30점이라고 합니다. 검사관이 교회 사무실 앞에 붙여서 천하 만민이 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니다. 전 생전 이런 점수는 고등학교때 미국 이민간다고 공부 안해서 받아본 이후로 처음입니다. 수학점수 30점 받으니 담임선생님이 부모님 모시고 오라고 해서 의정부에서 학교에 불려왔던 어머니셨습니다. 안국동에서 종로 5가까지 걸어오는 동안 말 한마디 없으시다가 의정부 가는 버스에 오르시면서 “넌 다른 버스로 와라. 앞으로 나는 너에게 아무 기대도 하지 않겠다.”하셨습니다. 그 부끄러운 악몽이 되살아났습니다.

저는 아직도 왜 F점수를 받았는지 그러니 어찌해야 하는지 시당국의 설명이 없어 황당하기만 합니다. 그동안 지구온난화 환경문제가 어떻고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교회라고 자부했으니 어떻게 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습니다. 바라기는 이번 문제를 통해 교회 건물에 대한 총체적인 개선책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후러싱제일교회는 1811년 창립되었고 1951년에 현재 예배당을 건축했습니다. 한어회중이 1975년도에 시작된 이후 80년대에 들어와 부흥하면서 교육관도 건축하고 땅을 확보하면서 비전센터는 물론 외각에 파킹장도 마련했습니다. 지금 후러싱지역의 부동산 가격이라면 불가능한 현실이었을 것입니다. 오늘이 한어회중 창립 46주년인데, 이민초기 고생하면서 교회를 세워왔던 교인들의 헌신이 우리에게 엄청난 자산을 물려준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건물관리는 말할 것 없고 효율적인 사용, 그 큰 도전이며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오늘날 뉴욕 도심에 있는 교회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건물관리입니다. 100년전 건축된 예배당이기에 거의 모두 열효율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교회 예배당은 70년전에 건축되었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교세가 약해지면서 건물관리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현상이 벌써 오래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뉴욕연회에는 오래된 건물 용도변경을 해내는 전문기관이 있어서 교회 건물을 활용하여 저소득층 아파트를 건축하기도 합니다.

요즘 많이 떠오르는 단어가 ‘메타버스’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것이 메가버스같은 저가 버스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닙니다. Metaverse입니다. 가상의 세계입니다. 이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실제 공간이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 모여서 회의를 하고 공부를 합니다. 이미 젊은 층에게는 아주 익숙한 현실입니다. 우리가 코로나 시대를 말하면서 온라인 예배를 이야기했는데, 그 정도가 아니라 가상의 현실 세계가 만들어지면서 학교도 회사도 실제 건물과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지금 메타버스를 말하는데 우리는 지금 오래된 건물 열효율 평점 F를 받은 현실이 왠지 우습기도 하면서 어찌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 힘듭니다. 너무나 빨리 변화하는 이 시대가 제게는 많이 생소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딸 아이가 지난 18개월 코로나 기간 자택 근무를 하다가 회사 사무실에 처음으로 나간 이야기를 한 것을 들었습니다. 딸 아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아침 점심 저녁 건강식으로 제공하는데, 실제 공간에 들어가 진짜 음식을 먹으면서 동료들을 만난 것이 기뻤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왠지 안심도 되고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정말 이제는 교회가 세상 발전된 ‘하이텍’과 예수님 사랑과 은혜 ‘하이터치’ 두 날개를 잘 활용하여 날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