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보다 젊은 시절에는 숲을 보느라 나무를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성격이 급해 머물러 음미하지를 못하고 빨리 그리고 많이 보려 하기도 했습니다. 연속극을 보아도 결론을 보는 것이 급해서 비디오를 빨리 돌리는 짓을 했습니다. 음식도 급하게 먹느라 어려서는 수저를 깨물기도 하고 걷다가 문가에 어깨를 다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어려웠지만 좋은 것이 있었다면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 보는 인생 재미를 알게 된 것입니다. 1마일 걷는 것도 싫어했는데, 코로나 기간 월요일이면 존스비치(Jones Beach) 걷기 시작해서 이제는 10마일을 걷습니다. 사계절 변화를 걸으면서 봤으니 길 가 어디에 먹어도 되는 나무 열매가 있는지 어떤 새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는 주간부터 새벽기도회와 수요예배가 대면으로 열립니다. 새벽기도는 ‘기쁨의 언덕’을 통해 3년간 싸이클로 성경전체를 말씀묵상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수요예배는 유대 랍비 Jonathan Sacks가 쓴 ‘오경 읽기 영성 강론: 하나님보다 앞서 걸어라’를 참고서 삼으려 합니다. 이 책 영어 제목이 ‘Covenant and Conversation’(약속과 대화)입니다. 수 천년 전 쓰여진 모세오경과 오늘 이 시대와 대화하자는 것입니다. 성경은 큰 숲입니다. 그 숲에 나무들이 있습니다. 숲도 나무도 보고자 합니다. 대면으로도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성경공부도 그렇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다 보면 나도 너도 얼마나 하나님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깨달아지는 때가 옵니다. 성경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하나님 구원 역사의 숲이 보이고, 숲 속에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 은혜와 사랑, 뜻과 섭리가 담긴 나무들이 보이는 것입니다. 인생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길, 진리, 생명의 복음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질문은 “성경 많이 읽고 기도 많이 한다는 사람들도 왜 그렇게 문제가 많을까?”입니다. 마크 트웨인이 “당신이 성경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성경이 당신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가 중요하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성경이 나를 읽는다는 것은 하나님 말씀으로 내 인격과 존재가 변화되는 것입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를 많이 한다는 것은 시간이 길다거나 목소리가 크다거나 말이 많다거나가 중요한 것 아닙니다. 기도를 통해 내가 하나님 마음을 내 마음에 담고, 예수님 생각이 내 삶을 변화시키는 역사가 일어나는 것이 “참 기도”입니다.

성경공부도 기도생활도 채워져야 하는 분량이 있습니다. 때가 이르면 달라지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영어 배울 때 보면 전혀 안 들리고 입이 열리지 않다가 어느 때가 되면 열리기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위해 기도하고 기다리고 깨닫게 하시는 성령님께 나를 열어야 합니다.

제가 목회자 훈련모임에서 많이 하는 말이 “목회 잘하려고 너무 노력하지 말고 교인들에게 감동주려고 애쓰는 설교하지 말아야 합니다”입니다. 성령이 하셔야 하는 일을 사람이 하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설교를 할 때 내가 우리 교회 평신도들 보다 영적으로나 성경 지식적으로 높은 경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내게 성경을 통해 말씀해 주시는 그것을 나눌 뿐입니다. 내가 말씀을 통해 만난 하나님을 회중이 만날 수 있도록 말씀을 나누는 것입니다.

대면으로 새벽기도회와 수요예배가 재개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말씀과 기도속에서 하나님 만남과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