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Juneteenth National Independence Day(노예해방) 연방국경일입니다. 작년 6월 17일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국경일로 정하는 법안에 싸인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워싱턴에서는 Poor People’s and Low Wage Wokers’ Assembly and Moral March(가난한 사람들과 저임금 노동자 대회와 양심 대행진)이 대대적으로 열립니다. 우리교회 청년들이 오늘 오후 ‘사회정의 비전트립’을 워싱턴으로 가면서 노예해방 역사장소 탐방과 성경박물관을 갑니다. 사실 저는 ‘쥰틴스’가 뭔지 몰랐습니다. 십대 청소년들의 발렌타인스데이 같은 뭔가 보다 생각했는데, 이런 대단한 것인 줄 어제 목회스텝 회의에서 알았습니다. 국경일이니 사무실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기에 왜 국경일이냐 했다가 역사의식 없는 무식한 목사로 망신당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1863년 1월 1일 링컨 대통령이 미국에서 노예제도 폐지를 선언했고, 1964년 존슨대통령이 ‘Civil Rights Acts’(미국 연방 민권법)에 싸인을 했지만 지난 세월 미국에서 우리는 인종차별의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오늘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 양심의 대행진’에 참여하는 몇몇 미국목사들이 저도 참여하기를 바래서 연락을 했기에 제가 그랬습니다. “나는 주일예배를 드려야 하는 책임이 우선이다. 그리고 아직도 그런 거 해야 해?” 오늘날 미국의 현실이 아직도 이래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그랬습니다.
지난 수요일 모세오경 공부를 시작하면서 랍비 조나단 색스(Jonathan Sacks, 1948-2020)의 책 ‘매주 오경읽기 영성강론’의 번역자 김준우목사님의 글을 소개했습니다. “묵시적 대재앙의 마지막 임계점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은 종교가 문명전환을 위한 분별력과 공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혁명적인 변화를 추구할 때다…. 제도 종교의 “영적인 파산”(존 캅)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영적인 변화 없이는 사탄의 체제와의 투쟁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월터 윙크). “대량파괴의 가장 큰 무기는 인간의 마음”(조너선 색스)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서해석이 흔히 문자에 매여 과거 지향적이 됨으로써, 당면 위기와 미래 세대를 위한 과제를 무시한 채, 기존질서를 옹호하는 수구적 태도를 조장해왔다.” 문제는 코로나 이후 첫 시작한 수요예배 시간에 익숙하지 않은 어려운 단어들이 목사의 입에서 터져 나오니 전화를 한 교인들이 있습니다. “목사님, 정신차리고 들으려고 했는데… 무슨 말인지 감이 안와요.” “목사님을 왜 사람들이 좌파라고 하는지 알았어요. 우리가 살면서 평상시 생각하지 않는 신기한 이야기를 가끔 하셔서 그런 것 같아요.” 제 대답은 “그렇죠. 그 책 번역한 김준우 목사님의 책을 저도 가끔 읽는데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되요. 그런데 자꾸 읽다 보면 배우는 것이 많아요.”였습니다. 그리고 “나같은 사람을 좌파라고 말하면 진짜 좌파들이 자존심 상할꺼예요.”라고 했습니다.
미군 장갑차에 압사당한 의정부 중학생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20년 되었다고 합니다. 그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당시에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눈보라가 치는데도 한국에서 오신 홍근수 목사님이 돗자리를 깔고 금식투쟁을 하셨던 일이 있습니다. 젊은 목회자들이 연로하신 홍목사님이 그러고 계시니까 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목사님은 홍목사님 옆에 같이 계셔야 하는 거 아니예요?” 그 때 제 대답이 “그것은 홍목사님의 몫이다. 목사님은 만약 나를 보시면 주일 설교하지 않고 왔다고 야단치실 것이다. 나는 내일 설교 준비에 정신이 없다. 너희들도 내일 설교 잘해라.”였습니다. 제 대답에 젊은이들이 분노했었습니다. 훗날 홍목사님 찾아 뵙고 그때 일을 말씀드렸더니 호탕하게 웃으면서 “그래 김목사 너 답다. 잘했다.”하셨습니다. 사회변혁을 위한 일에 나서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나는 교회 지키는 목회한다는 입장때문에 실망과 분노를 주었던 일들 생각하면 미안하고 민망함이 큽니다. 그런데 정말 내가 지킨다고 한 교회는 무엇이었고 오늘 현실이 어떤지 가슴이 아픕니다.
‘사회정의 비전트립’을 오늘 떠나는 우리교회 청년들이 이 세상을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진정한 예수의 제자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이것이 후러싱제일교회가 집중해야 할 연합감리교회 존재목적이라는 것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