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김정호

지난주부터 청년들이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10주간 전문적인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100불 내고 할 테면 하라고 해서 같이 하루 했습니다. 그 다음날 하려니 온몸 마디마디 구석구석 얻어맞은 듯 아픕니다. 그래도 그냥 있으면 더 아플 것 같아 그 다음날 다시 몸 푸는 운동까지만 하고 목회 스텝 회의를 핑계로 일찍 나왔습니다. 오는 주 밀리지 않고 하려고 합니다. 젊은이들이 함께 운동하자고 예의상 빈말을 하더라도 그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 같아서 악착같이 따라 할 것입니다.

요즘 정말 나이는 못 속인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뛸 때는 말할 것도 없지만 걸을 때 그렇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듯 걷고 뛰고 싶은데 뛰어보려면 무릎걱정이 앞서고 걸을 때도 별로 폼이 나지를 않습니다. 책 읽는 것도 그렇고 집중하여 일을 끝내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젊은 시절에 잘 하는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잘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최선을 다하려 애를 씁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것이 있습니다. 나의 한계를 인정함에서 오는 평온함입니다. 잘나도 못나도 그냥 수용하고 포용하며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좋습니다. 옛날에는 내가 먹지 못할 떡도 남이 먹으면 배가 아팠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은 거의 없어 좋습니다. 뛰는 것을 잘하면 폼이 나겠지만 걷기만 하는 것도 행복합니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즐기는 것도 괜찮습니다. 마찬가지로 목회 세월이 흐르면서 터득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덜 속 상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누가 나를 싫어하면 왜 그럴까 고민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합니다. 나를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고맙지만 계속 확인하려고 애를 쓰지 않습니다. 좋을 때가 있으면 싫을 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나의 행복을 맡기려고 집착하지 않습니다.

시간의 한계가 확실하기에 좋은 것은 헛되고 부질없는 것에 시간 낭비할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전 ‘골 때리는 교회이야기’(Goal Hitting Church Story) 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습니다. 지난 10년 청년목회를 하는 이창호목사의 목회 이야기입니다. 예배 시간이 보통 대여섯시간 되는데 젊은이들이 소리지르고 뛰면서 마음껏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 저는 그 책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골 때리는 교회’ 라는 것이 정신 나갔다는 뜻보다 ‘Goal Hitting’이니 교회 존재목적에 집중하는 교회라는 의미입니다. 저도 요즘 많이 생각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우리교회가 허공 때리는 헛소리하는 교회가 아니라 정말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수제자 만드는 교회’ 되는 것입니다. 정말 ‘골 때리는 교회’ 존재목적에 집중하는 교회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