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모이는 연회나 지방 모임을 가면 부러운 것이 있습니다. 누가 어떤 찬송을 시작하면 악보도 없는데 그냥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부르기를 잘합니다. 성만찬을 하면서 누군가 “나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 놀라와” 하면 같이 부르고 “Let us break bread together”(우리 모두 모여 함께 빵을 나누세)하면 화음을 내어 같이 부릅니다. 함께 부를 노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우리가 이민와 살면서 정신차려야 하는 것이 가정이나 교회에서 공유하는 문화가 제대로 없다는 것입니다. 세대 간에 같이 모일 때 함께 부를 노래가 없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한영합동예배를 드리려고 하면 얼마나 힘든 지 모릅니다. 공유하는 노래가 없고 공유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후손들을 위해 차세대들을 위해 살아간다고 하지만 먹고 사는 것을 넘어서는 가정이 가정되고 교회가 교회되는 그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민교회는 말할 것 없고 미국교회들도 이 문제가 심각합니다.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찬송가를 애용하는데 젊은이들이 많은 교회들은 요즘 만들어진 찬양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찬송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유하는 신앙의 전통과 문화가 점차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80년대 까지만 해도 ‘교단’이라는 것이 중요했고 ‘교회협의회’라는 합의된 단체들에게 권위를 부여했는데 90년대 들어가면서 빌 하이블스 목사의 Willow Creek교회와 같은 교회들이나 힐송교회등이 선호하는 찬양이 한국에 들어가서 강남의 온누리교회같은 교회가 그런 기독교문화를 이끌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찬송이 다양해 지고 어떤 의미에서 수준이 향상되었는지 모르지만 세대간 공유하는 문화가 줄어들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예배에서 만큼은 세대간 함께 공유하는 찬송 그리고 거룩한 날들을 함께 지키는 전통이 강화되어야겠다 생각됩니다. 그동안 목회를 하면서 가능하면 영어권목회에 대해 자율적이기를 장려했는데 돌이켜 보면 교회 한지붕에 있지만 결국 각자 따로 살아가고 있는 것을 장려하는 격이 되고 말았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결국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무관심해지고 소외되어버리는 현실을 가져오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

유대민족이 집요하게 디아스포라 2,000년 매주 안식일 온 가족 모여 집안 어른의 기도로 시작하는 ‘가정 공동식사’를 하나님 명령으로 지켜왔습니다. “안식일을 생명 바쳐 지키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셨지만 유대민족의 역사를 볼 때 안식일이 그 생명을 지켜 주었다.”는 고백의 의미를 우리가 깊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서 매 금요일 안식일이 시작되면서 지키는 ‘가정 공동식사’가 유대민족을 지켜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가정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온가족 다 모여 식사하는 전통이 그 가정을 지킬 것이고 교회도 주일예배를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기 위해 최선다하는 것이 교회를 지킬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한어권 성인예배는 물론 중고등부를 포함하여 영어권예배도 벌써 오래되었기는 하지만 우리교단과 연합장로교단이 함께 사용하기로 결정한 ‘한영찬송가’를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실행되기는 쉽지않을 것 압니다. 그러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보완하거나 다시 만드는 한이 있어도 교회가 영적인 문화에서 이산가족이 되지 않아야겠다는 위기의식이 있습니다.

함께 부를 찬송, 함께 지킬 거룩한 날들이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