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저는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 지역에 있는 시온연합감리교회 30주년 영성집회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담임을 하는 고요한 목사님은 제가 아틀란타한인교회에 있을 때 부목사였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희망나눔선교 후원금을 그 지역에 있는 Haven UMC에 전달했습니다. 많은 미국인 교회들이 어려운데 이 교회에 이주희 목사님이 파송되면서 지역 어린이들을 모아 무료 음악학교를 시작했고, 지금은 50명이 넘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악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인데 기적과 같은 일을 이루어냈습니다. 그 교회 교인들이 저를 만나 고마워하고 한인 여자 목사가 와서 가능해진 기적에 대해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이주희 목사님이 16년 전 아틀란타에 남편 고목사님과 왔을 때는 수줍기만 하고 어려서 안쓰럽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보스톤 지역 뉴잉글랜드연회가 자랑스럽게 내놓는 목회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시온연합감리교회 26년 전에 부흥회를 인도했었습니다. 그때 만난 착하고 예쁜 집사 부부가 지금은 60대가 되어 기둥처럼 섬기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권사님 어머니가 제가 애틀란타에서 섬겼던 교회 장로님이셨습니다. 불교 신자였다 개종하신, 불교에서 말하는 보살과 같은 분인데 목사에게 아주 잘하는 어른이셨습니다. 이웃 제일한인교회 노용환 목사님이 집회에 오셨습니다. 제일한인교회는 제가 1979년도 보스톤신대원에 다닐 때 일년에 한번 뉴잉글랜드 지역 학생들을 초청해서 식사 대접하던 교회입니다. 당시 한국음식 먹는 것이 꿈에도 소원이던 시절이기에 그 지역 유지이셨던 박여호수아 장로님 댁에 초대받아 가는 날이 우리의 생일날이었습니다. 그 교회 창립하신 유철옥 목사님이 1981년도에 보스톤한인교회 부목사로 제가 취임할 때 설교를 하셨었습니다. 홍근수 목사님은 어떻게 부목사 취임예배를 온 뉴잉글랜드 지역 목사들 다 초대해서 그리 성대하게 드리게 하셨는지 지금도 가끔 감사한 것만이 아니라 신기하게 생각됩니다. 노목사님과 함께 오신 그 교회 장로님과 오랜만에 40여 년 전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사가 몰려왔습니다.

목회의 큰 보람으로 가슴이 뿌듯합니다. 밥 얻어먹는 것이 큰 기쁨이던 세월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 어려운 때 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목회를 하게 된 것 참 기쁩니다. 어제 Haven UMC 교회 리더들과 음악프로그램 참여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만나며 후러싱제일교회가 자랑스러웠습니다. 베네수엘라의 El Sistema와 같이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El Sistema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클래식 음악을 가르쳐서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Music for Social Change’(사회 변혁을 이루는 음악)입니다. 이 교회 프로그램에 브라운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합니다. 한인 여자 목사가 만들어 낸 프로그램이 동네와 지역에 아름다운 변혁을 이루어내고 있는데 우리 교회가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하기만 합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당시 실력 없고 줄도 인맥도 없던 나를 홍근수 목사님이 목사 만들어 주신 것 눈물 나도록 감사가 큽니다. 정말 거의 매일 찰스 강가에 나가서 울었습니다. 학교 공부도 힘든데 보스톤한인교회 부목사 일이 내게는 너무 버거웠습니다. 대학에서 화공학을 전공했지만 영어도 변변치 못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 잘 판단할 줄 모르는 어리바리한 나를 홍목사님은 전도사부터 부목사로 4년을 데리고 계셨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보스톤 지역 최고의 교회였는데 마지막 한 해 안식년을 떠나시면서 24살 감리교 목사를 임시 담임으로 1년간 세워놓으셨습니다. 돌이켜 보면 목사님만이 아니라 보스톤한인교회 기라성같은 장로님들이 어린 나를 목사 만드신 것입니다.

6년 전 보스톤 지역 연합집회 강사로 갔을 때 얼마 전 천국에 가신 김갑성 장로님이 집회에 빠지지 않고 오시기에 제가 “장로님, 들리지도 않으시는데 힘들게 오시지 마세요” 했습니다. 포병 장교 출신인데 청력이 약해서 옛날 제가 부목사였을 때도 잘 듣지 못하셨기 때문입니다. 힘드실 텐데 오시지 마시라고 했더니 장로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김목사님, 나는 김목사님 설교 귀로 안 들어. 내 가슴으로 들어.” 어린 부목사 저것이 제대로 목회 하려나 늘 걱정하셨던 연로하신 장로님이 제가 연합집회 강사로 왔다니 너무 좋으셔서 기다리셨다고 사위 조준호 장로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사람 되는 것이나 목사가 목사 되는 것 이런 큰 사랑과 은혜가 있어 가능한 것입니다.

저는 사실 대도시에서만 목회를 했기 때문에 한인들이 별로 없는 지역 교회의 어려움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지역의 목사님들과 교인들을 만나면 어려운 조건에서도 교회를 세우고 지키고 사랑하는 모습들이 감동이고 은혜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교회가 다른 교회들이 잘 되도록 돕는 일에 쓰임 받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헌금이 있어서 나눔과 섬김에 잘 쓰임 받는 목사가 될 수 있어 감사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