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는 길이 비행기 연착으로 뉴욕 떠난 지 40시간만에 도착했습니다. 깜덴에 가서 홍성욱 선교사님 사역을 보면서 참 잘 왔다 감사했습니다. 하수구 위에 지어진 빈민촌의 열악한 주거환경이지만 질서가 있고 자부심이 돋보였습니다. 꼭 하루 일정인데 하루 종일 많은 집을 다니며 환자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예수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보니 은혜와 감동이 넘쳤습니다. 저녁 집회에 예배당을 가득 메운 교인들 90%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었습니다. 성만찬 때 무릎을 꿇고 입을 참새처럼 아이들이 벌리는데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천사들이었습니다. 제가 감동한 것은 아이들이 제 손을 잡아 자기들 이마에 닿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의 축복을 간구하는 것입니다. 처음 보는 내 손을 잡으려고 아이들이 다가오는 것이 많이 감사했습니다.
홍성욱 선교사님이 27년 전 영어도 필리핀 말도 못하면서 담임목사로 파송 받아 오니 아무도 목사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빈민촌에 사는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는데 장례를 치러주려는 신부가 없는 상황에서 자기가 한국에서 복지원 7년 목회하면서 세상 떠난 사람 몸을 닦아 주고 염을 한 경험으로 아무도 만지지 않으려 하는 시체를 깨끗이 닦아 주고 끌어안고 엉엉 울며 한국말로 기도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목사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목회의 열매가 맺어지어 가난해도 십일조 내어 나눔을 실천하고 빈민촌에서 자란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면서 마을이 하나님 나라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금요일부터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화위원회 고문의 자격으로 ‘연합감리교회 한반도평화를 위한 여정’이란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 유럽, 아시아, 캐나다와 미국 교회 대표들이 함께 ‘God of Life, Renewal All Creation in Your Love’(생명의 하나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란 주제로 모이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모임에 다녀오면 항상 WCC는 이단이니 빨갱이니 하면서 그 단체 지지하는 목사가 있는 교회 떠나라 카톡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무식하면서 악의적인 카톡이나 유투브에 넘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WCC에는 대부분의 대표적인 기성 교단들이 가입해 있습니다. 제가 변함없이 지지하는 이유는 ‘공교회’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이 시대 가장 큰 문제가 개 교회 이기주의입니다. 그리고 정의와 평화는 물론 창조 세계 보전과 같은 주제(JPIC: Justice, Peace, Integrity of Creation)를 가지고 세계교회가 연합하고 일치하는 일을 반대하는 무지로운 집단이 득세하는 세상이 되면 교회는 분열과 전쟁 그리고 파괴하는 일에 악용 당하는 집단으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교회들은 ‘공교회’의 중요성을 지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감리교인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는 것이 천국이라는 신앙고백을 지켜내기 위해 더욱 그렇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U.N.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WCC 회원 교단이 취하는 입장을 다른 교단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탈퇴하자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감리교의 핵심 가치는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이 하나되는 성서적 구원입니다. 개인 구원의 책임은 개 교회가 알아서 하면 되지만 사회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계교회가 하나님 나라 가치에 일치와 연합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저는 후러싱제일교회가 연합감리교회로서 무식한 사람들의 파괴적인 소리에 넘어가면 안되고 이 시대 선교적 사명을 잘 감당하는 교회라는 거룩한 자화상과 자부심을 가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