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도시 연합부흥회를 인도할 때면 언제나 동네 교회들의 축제처럼 느껴집니다. 교회들이 연합도 잘되고 목사들이 서로 가깝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가 좋습니다. 콜럼버스 교회연합 부흥회를 인도하는 첫날 찬양과 연합성가대가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올개닉이어서 참 좋았습니다. 3일간 동네 목사들과 아침 점심 저녁을 같이 먹다 보니 친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집회 첫날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이 뉴스가 되어 그 이야기 감동으로 처음 만나는 어색한 장벽이 쉽게 무너졌습니다.
오하이오 연회 정희수 감독님 취임 예배가 토요일에 있어서 콜럼버스연합감리교회 장이준 목사님이 취임식 참석도 하고 주일에 그 교회에서 설교도 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아놓았는데 제가 본 교회 주일 지켜야 한다고 그냥 떠나게 되어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아침 조반을 함께 하고 연회 감독실을 방문했습니다. 아직 취임도 안 했는데 저에게 감독 의자에 앉으라고 합니다. 제가 항상 나는 감독은 커녕 감리사도 못해서 한이 맺혔다고 농담을 하니 교단 내 가장 큰 연회 가운데 하나인 오하이오 연회 감독 자리에 앉으라 해서 그리 했습니다. 정감독님은 저와 40년 지기 정의 평화운동 동지입니다. 그래서 어려움도 눈물도 같이 흘려야 했던 시절을 공유합니다. 교단만이 아니라 세계교회 리더로 우뚝 쓰임 받는 것이 언제나 자랑스럽고 감사가 큽니다.
장이준 목사님 목회를 보면서 자랑스러웠습니다. 코로나 사태와 교단분리 난리 가운데 교회가 건재했습니다. 새벽기도와 말씀 묵상을 철저하게 하는 목회를 합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학생들이 주축이 된 청년부가 부흥하고 있고 무엇보다 주일학교 사역이 잘 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흔들림 없이 목회 기본기에 충실한 장목사님의 영적인 내공 깊은 목회를 보는 것이 신선하기도 하고 도전이 되기도 했습니다.
장목사님이 저에게 Lily Foundation에서 지원하는 안식년 장학금 지원하라고 제안합니다. 이 지역 목사들은 모두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벌써 10여 년 전부터 저와 사역했던 부목사들과 전도사 여러 명이 그 장학금을 받고 3개월 안식년을 하면서 저에게도 그러라고 제안을 했는데 못했었습니다. 3개월에 6만 달러 지원이니 대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좀 큰 교회 목사는 받기 어렵다고 하기에 주저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는 주간 10일 동안 휴가를 갑니다. 그동안 휴가 간다는 것을 주보에 알린 적 한번도 없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그리합니다. 몇 년 전에 한국 향린교회에서 은퇴한 조헌정 목사님이 제가 안식년도 하지 않고 휴가 가는 것을 교인들에게 알리는 것 조심하는 것을 알고는 “아니 어떻게 김목사는 자기 생각만 해? 당신이 그러면 다른 목사들이 앞으로 휴가를 가거나 안식년 가는 거 어려워진다는 것 생각 해야지. 휴가 안 가고 안식년 안 하는 것 자랑으로 여기는 것 잘하는 것 아니야” 야단을 했습니다. 자랑은 물론 아니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목회 잘하는 것 아니라는 반성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 목회협력위원회에서 저에게 3개월 안식월 하라 결정했는데 올해 갈 수 없어서 일단 휴가부터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목회실에 어디로 휴가 가는지 교인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내일 떠나서 다음 수요일에 돌아옵니다.
작년에 생전 처음 성지순례 다녀왔습니다. 제가 40여 년 목회 한번도 성지순례 다녀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다른 교회 교인이 성지순례 다녀오라고 큰 액수의 헌금을 내셨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헌금을 내셨는데 다녀오지 않으면 귀한 헌금 내신 분에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뉴욕목사회가 간다고 하기에 늦게 신청해서 다녀왔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왜 다른 교회 교인이 그리 큰 헌금을 하셨는지 나중에 알았습니다. 멀리 사시는데 후러싱제일교회 새벽기도에 가끔 참석도 하시지만 매일 방송으로 새벽기도 드리셨습니다. 왜 먼 길 새벽기도 오시느냐고 질문하니 “후러싱제일교회 새벽기도 와이파이가 하나님과 연결이 가장 잘 되는 것 같아요” 하셨습니다. 큰 헌금도 감사하지만 저는 그 말씀이 목회하던 중 받은 가장 고마운 선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