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회력 본문 누가복음 4:18-21은 예수님의 ‘목회 대선언’으로, 이사야 61:1-2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이사야 61:2에 보면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부분에서 ‘하나님의 보복의 날’은 빼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약에서 모세의 법으로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라고 한 것은 보복을 하되 지나치게 하지 말고 정당한 만큼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말씀을 가지고 오히려 원수를 사랑하며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마태복음 5:38-44).
요즘 보복을 위한 분노의 언행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그동안 민주당의 진보적 정책을 뒤엎으면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환호가 넘치는가 하면, 반대하는 사람들은 트럼프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한국 정치 역시 보복의 악순환을 멈추지 못합니다.
민중신학의 중요한 전제는 ‘한’을 끊어내는 ‘단’입니다. 이것을 이루지 못하면 보복과 투쟁의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죽음이 끝이 아니라, 죽음 권세를 이기시고 주님은 부활하셨고, 우리는 그 부활 신앙의 사람들입니다.
누가복음 4:18-19은 가난한 자에게 복음, 억눌리고 억울한 자에게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는 목회의 대선언이기 때문에 사회 정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목회 대선언’은 “성령이 내게 임하사”로 시작되고 끝은 하나님의 은혜의 해 선포입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이사야 선지자가 말한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보복의 언행이 아니라 자기 삶의 중심에서 예수 은혜의 샘물이 흘러야 하고, 그 샘물이 넘쳐흘러 세상을 바꾸는 생수의 강이 되어야 한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의 역사하심에 순종하는 것이지, 자기 의로움으로 열심을 내면 교만의 바벨탑을 쌓는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국 45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서 노벨상도 받고, 진정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대통령으로 역사가 기록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복 정치를 멈춰야 합니다.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난민과 불법 체류자들을 대대적으로 추방하기 시작하여 소수자들과 이민자들을 불안과 두려움에 빠트리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트럼프가 같은 공화당 출신인 조지 부시 2세 대통령이 말한 ‘자비로운 보수’의 수준을 유지해 주기를 바랍니다.
진정 위대한 미국이 되려면 세계 다른 나라들에게 존경받아야 합니다. 힘과 돈으로 다른 나라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나라는 결코 위대해질 수 없으며, 결국 초라한 깡패 국가로 전락할 것입니다. 진정 위대한 나라가 되려면 미국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 소수자들, 노약자들이 보호받고 잘 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질이 나쁜 범죄를 저지른 난민이나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들어와서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내며 미국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살길을 열어주어야 하는 것이지, 무작위로 체포하고 추방하는 것은 미국을 잔인한 나라로 만드는 것입니다. 원래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은 주로 원주민들과 아프리카에서 끌려왔던 노예의 후손들뿐입니다. 그 외는 모두 신앙의 자유를 찾아왔고, 더 잘사는 세상을 바라고 왔으며, 히틀러의 만행을 피해 그리고 독재 치하에서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불법으로 들어와도 합법적으로 영주권과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땅이 넓고 일할 사람이 많이 필요한 나라입니다.
보복이 아니라 긍휼함과 은혜가 있어야 하나님이 축복하는 위대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