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상 회담 기자회견 자리에서 의견이 충돌하여 백악관에서 손님으로 온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내쫓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고 그런 상황에 대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크게 기뻐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돌아가는 정치 현실을 보면서 조지 W. 부시 미 43대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오늘 이 시대 나라들에게 주어지는 약속된 미래는 우리에게 새로운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용기, 사랑과 바른 품성입니다… 시민사회는 우리 모두로부터 서로를 존중함과 선한 마음, 정당한 타협과 용서를 요구합니다. 시민의식은 정치적 전략도 아니고 감정도 아닙니다. 이것은 조소주의를 이기는 신뢰와 선택의 결단입니다. 혼돈을 이기고 이루는 공동체에의 결단입니다. 이 결단은, 우리가 잘 지킨다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길이 될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중도 보수로서 ‘따듯한 보수’를 선거 캠페인의 모토로 삼아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시는 중도 진보라고 할 수 있는 44대 오바마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맺었습니다. 미국 정치를 보면 때로 하원은 치열하게 각 정당의 입장에 따라 정치 투쟁을 벌여도 상원에서는 부시의 말처럼 혼돈을 이기고 이루는 공동체의 결단과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길을 모색하는 어른 역할을 감당하는 전통이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정치는 그런 성숙한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옛날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려 미국에 왔던 안창호 선생님이 조선 사람들이 상투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조롱하는 미국인들을 보면서 동포들이 존경받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하셨습니다. 오래전 미국에서 아시안들 가운데 존경하는 민족과 싫어하는 민족을 조사했는데 한인들은 바닥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느 민족에 비해 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민정신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 자녀와 후손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오늘 존중 받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시민 정신의 차원을 넘어 하나님 나라 가치관을 말씀하셨습니다. 문제는 예수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성숙한 민주시민 의식은 말할 것 없고 상식도 안 되는 몰상식한 언행이 세상에 많이 보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나라의 진도가 나가지 못합니다. 한동안 자동차 범퍼 스티커 문구에 “하나님, 예수 믿는다는 사람들로부터 우리를 구해주세요!”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예수 믿는다는 사람들이 민주적 사고와 시민 의식의 기본이 없으면서 세상을 구한다고 난리를 치니 그런 것입니다. 예수의 뜻과 전혀 다른 짓들을 하면서 믿음 좋다고 착각하니 상식을 초월하는 초상식의 믿음이 아니라 몰상식이 되는 것입니다.
어제 한글학교가 개강을 해서 기도하러 갔습니다. 우리 교회 주일학교는 물론 한글학교도 다양한 민족과 인종의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이 주일학교를 통해 하나님 사랑과 예수님 은혜 안에서 자라고 한글학교를 통해 자기 문화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동시에 다른 문화와 인종을 존중하는 지도자로 훈련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진정 위대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속한 인종과 민족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시민으로서 서로 존중하며 사는 나라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가 3.1절이었습니다.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개신교 인사 16명, 천도교 15명 그리고 불교 2명이었습니다. 개신교는 감리교와 장로교가 각 8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해외동포들 특별히 교회가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믿음의 선조들에게 있었던 건강한 애국심과 시민의식이 동반된 신앙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