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필요한 기본 3가지가 Ministry(목회), Mission(선교) 그리고 Maintenance(관리)입니다. 목회는 예배를 포함한 모든 신앙에 관한 것 그리고 교인을 돌보고 훈련하는 목양입니다. 선교는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하기 위한 일들이고 관리는 재정, 법적인 문제, 교단과의 관계, 건물과 부동산 관리를 포함한 모든 것들입니다. 이 세 가지 가운에 어느 하나라도 소홀하게 되면 다른 것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후러싱제일교회의 장점은 교인들이 ‘선교’에 적극적입니다. ‘목회’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관리’에 대해서 무관심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대부분의 관리를 사람을 고용해서 했기 때문이고 뉴욕 생활 자체가 치열하게 바쁘기 때문입니다. 물론 건물이 ‘교회’는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를 담아내는 그릇은 건물이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합니다. 재정은 물론 법과 관련된 일을 포함해서 보통 사람은 책임지기 어려운 일들이 많으니 웬만한 전문성이 있는 교인이 아니고는 관여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감사하면서 이 문제를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할 일은 많고 일할 사람은 부족한 현실을 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이전에도 지금도 미래도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하면 된다는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오늘의 걱정은 오늘에 족하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나게 하셨습니다.

요즘 저는 한달 전에 미리 교회력 설교를 정해 놓지만 그 주간에 주시는 새로운 말씀이 있으면 바꾸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지켜왔던 원칙을 깨는 것인데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살아 계신 성령의 움직임에 보다 예민하고자 합니다. 내가 그동안 신학적 원칙이라고 지켜왔던 것들도 경직되어 발전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40여 년 목회 초반은 극보수 바리새적인 신앙과 신학의 틀을 깨는 목회를 했고 그 이후는 신앙은 복음적이고 실천은 세상의 빛과 소금되기 위한 진보성향의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것에서도 자유하고 싶습니다.

교회를 내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니 교단이 이렇고 저렇고 더 이상 관심 없게 됩니다. 하나님보다 교단을 더 크게 여겼었다는 회개를 했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 가장 싫어하던 말이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였습니다. 이기적인 인간들의 소시민적인 행복 추구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말씀은 모두 나에게 임한 하나님 사랑이고 하나님 나라의 현존입니다. 이 하나님 만남과 예수 구원의 체험이 없으면서 다른 것 대단한 것 한다고 난리치는 것 아닙니다. 저는 작년에 교단 총회 이후 나는 내 교회 잘 지켜야 한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것은 나 홀로 몸보신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아니라 모두 교단이나 나라를 지킨다고 하는데 정작 자기에게 주어진 교회를 지키는 일은 소홀히 하는 현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 교회 잘 지키는 것도 주님만이 주인 되심을 인정하는 것이지 내가 주인 되는 것 절대 아닙니다. 무엇보다 건강의 위험을 경험하고 보니 내 몸과 마음 잘 지키기 위해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살고 매일 매 순간 하나님 사랑과 은혜로 채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