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비록 우리가 심는 나무에서 열매를 먹지 못할지라도 오늘 우리는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오래전 예배당 건축을 결정하면서 젊은 세대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내용으로 설계를 했기에 자녀들이 다 성장해서 타 지역으로 떠난 장로님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제가 드렸을 때 장로님 한 분이 하신 말씀입니다. 헌금과 헌신은 그분들이 하시지만 혜택을 누리지 못하실 것이기에 죄송하다고 했었습니다. 한마디 더 하시기를 “우리도 우리가 심지 않은 나무에서 열매를 먹었습니다” 하셨습니다.

저는 이번 주말 라그랜지한인교회 부흥회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18년 전에 앨라배마 몽고메리에 현대자동차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협력업체들이 들어올 지역 가까운 뉴난(Newnan)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기아자동차가 들어오게 되어 뉴난한인교회가 라그랜지(LaGrange) 지역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금요일 공항에서 라그랜지 가는 길에 뉴난한인교회 남성원 목사를 만나 점심을 했습니다. 아틀란타한인교회 말단 전도사로 설움을 많이 당했는데 교회를 부흥시키고 동남부감리사가 되어 새로 시작된 교단에서 리더 역할을 잘하고 있습니다. 라그랜지 이형은 목사는 가장 어리고 더 말단 전도사였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부흥하면서 큰 예배당을 구입하고 기아와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는 젊은이들이 가득하게 모이는 교회를 일구어 냈습니다.

뉴난한인교회, 라그랜지한인교회, 노크로스한인교회, 해밀튼한인교회… 교회 이름에 ‘한인교회’라고 되어 있는 것은 아틀란타한인교회에서 개척된 교회였기 때문입니다. 동남부 지역에 한인들이 모일 만한 곳에는 정말 열심히 교회 개척을 시도했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개척한 교회들이 대부분 잘 부흥을 했고 아틀란타한인교회 출신 부목사들이 어디에서나 목회를 잘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기한 것은 사역을 하면서 야단을 많이 맞고 고생 많이 한 사역자들일 수록 저와의 관계가 아직까지 돈독한 것입니다.

10월 둘째 주일 후러싱제일교회 창립50주년 감사예배를 드립니다. 50년 전 미국인 교회 담임을 하시면서 한어 회중을 시작하신 김병서 목사님이 이제 95세가 되셨습니다. 작년에 뵈었을 때 하나님이 건강주시면 꼭 감사예배 참석하고 싶다 하셨습니다. 인터넷에 나오는 후러싱제일교회 소식은 빠짐없이 읽으신다고 하십니다. 옛날 후러싱제일교회 떠날 때 교회에서 당시 Buick 자동차 선물한 것 너무 감사했다고 몇 번이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50년 세월 후러싱제일교회가 뿌린 씨앗과 심은 나무는 어떤 것일까요? 50년 드려진 예배를 통해 하나님 기쁨과 영광되고, 기도와 말씀을 통해 잃은 영혼들 구원받고 육과 영의 상처가 치유되고, 하나님 사랑과 은혜 안에 거하고 성령의 능력으로 가정을 천국으로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만드는 일에 쓰임 받았습니다. 얼마 전에 뉴욕 연회 감독님이 후러싱제일교회가 목회자 배출의 파이프 라인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뉴욕 연회는 물론 동북부 지역 많은 목회자들이 후러싱제일교회 출신입니다. 구제와 선교에 열심이었습니다. 교단은 물론 뉴욕 교계에서 어른 역할을 인정받는 교회입니다.

50주년 기념예배를 따로 안 하는지 문의가 많습니다. 평상시 주일 3부 예배 때 드리기로 했습니다. 외부광고 안 했습니다. 여러 50주년 행사는 지난 5년간 계속 했지만 예배만큼은 사람들이 드러나는 일과 과시적인 행사로 수선스럽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를 정직하게 성찰하고 오늘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미래를 위한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다시 거듭나고 또다시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